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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무이자 할부 멸종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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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무이자 할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부터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시행되면서 무이자 할부 비용의 절반 이상을 대형가맹점이 부담해야 하지만, 가맹점들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무이자 할부나 할인, 쿠폰증정 등 판촉 이벤트 비용의 70% 이상을 카드사들이 부담해 왔다.

3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할인점 매출 1위인 이마트는 1일부터 삼성카드와 씨티카드 외 모든 신용카드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제휴카드 외의 다른 신용카드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새해부터 중단한 상태다.


이 외에도 대부분의 할인점, 백화점, 홈쇼핑, 오픈마켓, 온라인 쇼핑몰, 자동차 보험료 등에서도 무이자할부나 할인 이벤트 등이 올 들어 일제히 사라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만원 이상만 구입하면 대부분 2~3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했던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할인이나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신용카드의 가장 큰 장점으로 여기던 고객들은 "더 이상 신용카드를 쓸 이유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당연히 무이자 할부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카드를 냈던 고객과 직원이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무이자할부, 왜 중단됐나=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중단된 주된 이유는 지난달 개정, 시행된 여전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카드사와 대형 가맹점간의 마찰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22일부터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감독규정'에는 대형가맹점이 카드사와 수수료율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부당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간 카드사들은 마트나 백화점 등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하기 위해 과열 경쟁을 벌였다. 고객이 카드로 결제할 때마다 가맹점이 카드사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를 깎아 주고, 심지어 무이자 할부나 쿠폰제공 등 이벤트 비용까지 카드사가 대부분 부담했던 것. 한 번에 많은 금액을 카드로 긁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대형가맹점이 '갑'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자 상황도 바뀌었다.


개정 법안은 대형가맹점이 시행하는 판촉행사 비용의 50% 이상을 카드사가 부담해주면 이를 부당 행위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카드사가 마케팅 비용을 부담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린 것. 그러나 대형가맹점 역시 마케팅 비용을 본인들이 부담할 수 없다며 거부하고 있어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 중에서 판촉행사의 50% 이상을 부담하겠다고 한 곳이 없어 당분간은 무이자 할부가 중단될 것"이라며 "기존에 이미 할부한 금액은 상관이 없으며, 신규 무이자 할부만 중단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봉이냐"..카드 고객들 아우성= 무이자 할부가 중단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카드 고객들은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현재 육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 소식이 전해지자 고객들은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카드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무이자 할부나 할인 등 부가서비스 때문에 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카드 이용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63.9%가 신용카드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이유로는 42.1%가 할인, 포인트 적립 등 부가서비스와 무이자할부를 꼽았다.


한 카드 고객은 "무이자 할부나 할인, 포인트 적립 등 혜택이 갈수록 줄어들면 신용카드를 쓸 이유가 없다"며 "올해부터는 소득공제 혜택도 줄어드는 만큼 신용카드 사용액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은 무이자할부 중단으로 고객들을 대거 잃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형 가맹점에서 카드를 쓰지 않으면, 수익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각 카드사별로 제휴팀, 전략가맹점 영업팀, 지방 지점 등이 총 동원돼 개별적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대형가맹점과 카드사간의 시각차가 커 타협점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한 대형 가맹점 관계자는 "최근 여전법 개정으로 카드사에 지불하는 가맹점 수수료율까지 올려준 상황인데, 이벤트 비용까지 분담하긴 어렵다"고 잘라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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