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키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택시법)'에 대해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유감을 표시했다.
권 장관은 2일 세종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신년 간담회 자리에서 "경제성장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며 과거보다 이해관계 집단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운을 뗐다. 버스와 달리 불특정 다수가 정해진 노선을 운행하지 않는 것이 택시이며 대중교통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더욱이 택시업계를 위한 대책을 세밀하게 준비해 놨었다고 말해 국회의 법안 처리로 인한 당혹스러움을 나타냈다. 권 장관은 "택시 감차보상을 위한 예산이 50억원 책정됐고 올 상반기까지 특별법을 만들 예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버스업계까지 지원하게 될 경우 재정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해 1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 예산을 두고 차기 정부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종종 있어왔으며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되면 대체입법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아울러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해서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성장을 거듭해왔다면서 "SOC야말로 모든 국민이 아무런 불편 없이, 어떠한 차별도 없이 거주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보편적이고 생산적인 복지"라고 말했다.
이어 "SOC를 축적하는데 짧으면 5~6년, 길게는 20년 이상 걸린다"며 "타이밍을 놓치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손실이 크기 때문에 SOC지원은 실기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주택정책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권 장관은 "주택가격 상승기에 도입되었던 과도한 규제 거래세, 보유세, 분양가 상한제 등은 폐지해 시장 기능이 다시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해양수산부 부활 논의에 대해서 그는 "국토해양부가 해양물류 시너지를 발휘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세종=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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