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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는 단맛, SW는 쓴맛 '삼성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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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을 상징하는 커뮤니티 통해 다른 IT 기업과 연합해야" 분석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웨이브'는 삼성의 하드웨어 기술력과 '바다' 플랫폼이라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합쳐진 진정한 삼성 모바일 DNA를 담고 있는 스마트폰이다"


지난 2010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에 참석한 삼성전자는 독자 운영체제(OS)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를 선보이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2년 후 삼성전자는 'MWC 2012'에서 바다를 인텔의 OS 타이젠과 통합한다고 공식화했다. 이로부터 1년여가 더 지난 현재 삼성전자의 타이젠 스마트폰 출시가 임박하면서 바다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챗온, 허브, 바다 등 각종 콘텐츠, 서비스, 소프트웨어 사업 등에서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기술력' '삼성 모바일 DNA'의 정수라고 자랑하던 바다의 철수는 하드웨어 1위인 삼성전자가 직면한 소프트웨어 사업의 현주소를 상징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카카오톡의 성공에 자극받아 지난 2011년 10월 야심차게 출시한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챗온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3개월이 지났지만 현재 가입자 수는 1000만명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2억대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적은 수준이다.

소셜 허브, 리더스 허브, 게임 허브, 미디어 허브, 러닝 허브, 뮤직 허브 등 삼성전자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각종 허브 사업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허브 사업은 콘텐츠 제공업체, 애플리케이션 개발사가 허브 위에 콘텐츠를 올리고 사용자들이 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터 형태의 서비스다. 그러나 리더스 허브의 경우 2011년 연간 매출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 사업의 잇따른 실패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하드웨어를 만드는 회사라도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이 하드웨어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노력은 의미있다는 평가도 많다. 스마트폰 제조사 중 독자 OS를 선보인 제조사는 애플을 제외하고는 노키아, 리서치인모션, 삼성전자 정도다.


업계에서는 시장 선점 실패, 전통적 제조사라는 한계가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를 강화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지적한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을 처음 출시한 2007년 앱스토어를 선보이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본격적으로 주도했다. 사용자들은 애플의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에 열광했고 아이폰은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나갔다. 아이폰의 이 같은 인기는 다시 모바일 생태계 확대, 시장 점유율 증가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지며 애플의 영향력을 높였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자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개방하며 애플과 안드로이드 연합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지만 이는 삼성전자, HTC, 모토로라 등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사가 안드로이드를 선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장 선점에 실패한 삼성전자가 이 같은 경쟁 속에서 독자 OS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던 셈이다. 다른 제조사와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통신사를 위협할만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도 어려웠다. 애플은 통신사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아이메시지를 문자메시지 안에 통합했지만 삼성전자는 챗온을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야 할 방향은 '포스트 구글'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OS를 시작으로 각종 소프트웨어를 개방하고 다른 제조사를 끌어들여 영향력을 강화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지적이다. 바다와 타이젠의 통합도 결국 바다 OS의 실험 끝에 다른 정보기술(IT) 기업과의 연합과 개방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론이라는 분석이다.


정지훈 관동대 IT융합연구소 교수는 "삼성전자는 애플처럼 오랜 시간동안 소프트웨어 기반을 닦아 온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독자 OS 등 소프트웨어를 성공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며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IT 기업과 연합하고 이를 개방하는 게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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