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민영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2월 한달동안 하와이와 일본에서 신년 경영 구상을 마치고 본격적인 경영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해 사상 최대 실적의 성공을 잊고 미래 성공을 책임질 신사업 발굴에 총력을 다해 달라는 모습에선 비장한 각오마저 느껴진다.
이건희 회장은 2일 '삼성그룹 신년하례식' 참석을 위해 서울 신라호텔로 향했다. 이날 신년하례식에는 삼성그룹 주요 경영진과 임원들 총 1600명이 참석했다.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들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기획 부사장 등 오너 일가도 10시 30분께 행사장에 도착해 이건희 회장을 마중했다.
장녀 이부진 사장의 손을 잡고 모습을 나타낸 이 회장은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악수를 나눈 뒤 아무 말 없이 2층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이 회장 등장하자 박수소리 터져나왔다.
약 15분간의 신년하례식을 진행한 뒤 이 회장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떡국을 함께 하며 오찬을 가졌다. 각 계열사 임원들은 신년하례식 직후 계열사로 향해 별도로 신년 행사를 가졌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올해 세계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며 삼성그룹 역시 험난하고 버거운 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견하고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투자, 채용 문제와 관련해선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전방위에 걸쳐 전 세계 기업들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지난 성공은 잊고 도전하고 또 도전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 달라"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신년 경영 구상을 위해 지난해 12월 한달간을 하와이와 일본에서 보냈다. 이 회장은 ▲세계 경제 저성장 기조 지속 ▲전 세계 기업들의 삼성전자 견제 ▲투자, 채용 확대 등의 문제를 놓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세계 경제는 올해도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의 앞길 역시 순탄치 않으며 험난하고 버거운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해결책으로는 1등 제품과 서비스, 우수 인재 확보와 기술 개발 등을 손꼽았다. 이 회장은 "단순한 품질 경쟁을 넘어 인재 확보와 기술 개발, 특허 분쟁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에 걸쳐 전 세계 기업들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전개되고 있다"면서 "불황기에는 기업 경쟁력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며 강한자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의 앞날은 1등 제품과 서비스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인재 육성과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각 나라별로 인재를 키우고 현지 문화를 이해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적극 참여해 제2, 제3의 삼성을 건설하는 경영의 현지화를 이뤄 달라"면서 "우수 인재를 뽑고 각자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는 적극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장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하고 협력사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지식과 노하우를 중소기업들과 나눠야 한다"면서 "사회공헌사업을 더 활발하게 추진하고 사회 각계와 자주 소통하고 더 많이 협력해 믿음 주는 기업, 사랑 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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