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고급 수입차 공세에 밀려 주춤했던 현대자동차 에쿠스가 재반격에 나섰다. 3년여만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기점으로 판매량을 늘려가며 '고급차=에쿠스'로 불렸던 옛영광을 재연하는 모습이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출시한 에쿠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같은달 27일까지 총 1679대가 계약되며 일평균 93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 들어 1~11월 에쿠스의 총 판매량이 8500여대, 전월 판매량이 390여대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높은 판매량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대 이상으로 잘 팔리고 있다"며 "좋은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에쿠스의 판매량 증가는 올 들어 고급 수입차 공세에 밀렸던 국산차의 재반격이라는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더욱이 플래그십 세단인 에쿠스의 판매량은 곧잘 현대차의 자존심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수입차들이 과거 에쿠스가 독주하던 1억원대 플래그십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에쿠스 고객을 빼앗기지 말라"며 안방사수 특명을 내리기도 했다.
수입차 공세에 내수시장 침체 등까지 맞물리며 지난해 1~11월까지 에쿠스의 총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 감소했다. 11월 판매량은 불과 390여대.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연초 955대 대비 무려 59% 급감한 처참한 실적이다. 반면 이 기간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 렉서스 LS 등의 판매량은 2~3% 감소하는 데 그쳐 대형 고급차 수요 상당 부분이 수입차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3년여만의 에쿠스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한 현대차는 국내 최고급 대형 세단시장의 연간수요를 수입차 포함 2만4000여대 안팎으로 보고 절반가량인 1만2000여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판매량의 70% 이상이 법인용인만큼, 연말연시 기업 인사에 따른 고위 임원용 차량 교체 수요를 집중적으로 노린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에쿠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통해 국내 대형 고급차 시장에서 거세지는 수입차 공세에 적극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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