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연말 미국 경제의 최대 분수령인 ‘재정절벽’의 카운트다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과 감세혜택 종료에 따른 경제 충격을 막기 위해 미 정치권이 마라톤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타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만약 의회 합의 실패로 재정절벽이 현실화된다고 해도 내년 미국 경제는 긍정적이라고 최근(27일자) 분석했다.
포브스는 올해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1%를 기록하는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확연히 개선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유럽 부채위기 장기화와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등이 내년 글로벌 경제의 암초로 남아 있지만 2013년 미국 경제의 호전을 점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 美기업들 ‘긴축모드’ 끝났다 = 그 동안 잔뜩 몸을 사렸던 미국 기업들이 이제 다시 투자에 돈을 풀 때가 됐다는 게 포브스의 판단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가 바닥까지 추락한 뒤 미 기업들은 최악의 사태가 다시 올 것을 대비해 앞다퉈 비용절감과 현금자산 챙기기에 나섰다. 현재까지 미국 기업들이 쌓아둔 현금자산의 규모는 총 3조 달러(약 319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긴축에만 몰두할 수는 없다. 연말 들어 나타난 미국 경제 회복세는 기업들에게도 다시 투자에 나설 때가 됐다는 신호다. 포브스는 내년부터 미 기업들의 신규 고용은 물론 신규 자본 및 기술 투자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재정절벽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해소될 내년 2분기에는 이같은 추세가 더욱 확연히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 고용시장 ‘찬바람’ 잦아든다 = 연말 미 동부에 밀어닥친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의 여파로 연말 고용지표가 일시적으로나마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업률은 계속 내려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실업률은 7.7%로 지난 2008년 12월(7.2%) 이후 4년만에 가장 낮았다.
포브스는 이 결과가 내년 기업들의 신규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조’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실업률 하락과 고용시장 회복은 내수시장 수요와 소비 확대로 이어진다. 미국 가계의 저축률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는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 주택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다 = 주택시장 동향은 사실상 미국 경제의 ‘바로미터’다. 미국 주택시장의 붕괴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됐고 지금까지 미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은 최대 원인이 주택시장 불황이었다. 그러나 2012년 들어 미국 주택시장이 완연한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주택시장이 회복되면 건설시장 고용창출로 이어지는 경기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27일 발표된 11월 신규 주택 매매거래 건수는 37만7000건으로 2년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모기지 채권(MBS) 매입으로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압류주택이 감소하면서 주택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덕분으로 분석됐다.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12월 주택시장 지수는 47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4월 이후 6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신규 주택 착공도 전월보다 3.6% 늘어 4년 3개월만의 최대치를 나타냈다.
◆ 에너지가격 하락은 제조업 부활 호재 = 원유가격 하락은 제조업 부문이 다시 엔진을 돌릴 호재다. 업계에서는 내년 국제유가가 올해보다 다소 낮은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미국 달러가 FRB의 양적완화 등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미국 수출업체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여기에 유가 하락으로 생산·조달비용이 떨어지면 중국 등에 밀렸던 미국 제조업계가 경쟁력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포브스는 내년 미국과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지뢰’들이 여전히 남아 있고 미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도 멀기에 모두가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같은 긍정적 요인은 단순한 실마리를 넘어 내년 경제의 전망을 밝게 볼 수 있는 확실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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