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복지시설 거주 노숙인 3000여명 중 저축우수자 70명 선발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서울시가 '노숙인 저축왕' 70명을 선발해 발표했다.
서울시는 서울지역 복지시설에 입소해 생활하고 있는 노숙인 3000여명 중 저축률이 높은 70명을 올해의 저축왕으로 선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2008년 첫 선을 보인 '서울시 노숙인 저축왕 선발사업'은 복지시설에서 생활 중인 노숙인을 대상으로 저축을 장려해 자립기반 발판을 마련하고, 보호시설의 체계적 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사업이다.
이들 70명이 지난 8개월 동안 저축한 금액은 무려 3억6000여만원. 벌어들인 총액 5억3000만원의 절반 이상(약 67%)을 저축하는 등 자립의지를 보였다. 평균적으로 보면 1인 당 771만원을 벌어 516만원을 저축한 셈이다.
최고 저축액은 1546만원이고, 1000만원 이상을 저축한 노숙인도 4명이 나왔다. 특히 70명 중 11명은 90%가 넘는 저축률을 기록해 소득의 대부분을 저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발된 노숙인 중에는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해 거리에 나선 여성, 사업 부도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혼 후 자살을 기도했던 가장, 고아원에서 자라나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일을 해온 사람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는 노숙인 저축왕으로 선발된 인원들 중 상위 10%인 7명에 대해선 서울시장 상장을 수여하고 70명 전원을 내년 하반기에 '희망 플러스 통장' 가입 대상자로 추천할 방침이다.
또한 일부는 내년도 저축의 날 표창 대상자로도 추천한다.
이와 관련해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자활과 자립을 위해 저축하는 노숙인들은 금액에 상관없이 희망을 저축하는 분들"이라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노숙인들이 저축관리 등을 통해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체계적 지원을 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노숙인 저축왕 선발 사업을 기존 노숙인 일자리 갖기 사업, 신용회복지원사업, 자격증 취득 지원사업 등과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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