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규 ]
영화 ‘도가니’ 성폭행 장면의 실제 인물인 인화학교 전 행정실장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 1부(이창한 부장판사)는 27일 강간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인화학교 전 행정실장 김모(6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년을 선고하고 원심대로 10년간 신상정보 공개와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청각장애인 성폭행 피해자와 목격자의 진술이 일부 엇갈리고 과장된 진술이있지만 주요 부분이 일치하고 수사 단계에서부터 법정에까지 일관된 피해 사실을 증언해 신빙성이 있다”며 “공소내용이 모두 사실로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는 장애인을 보호해야 할 특수학교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성적욕구를 채우려고 성폭행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목격자를 폭행하는 등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평생 치유받아야 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과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할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김씨가 이번 사건 범행 전인 지난 2006년과 2008년 강체추행 사건으로 두차례 수형생활을 했던 점 등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 김용목 상임대표는 “1심 형량에 못미쳐 아쉽지만 그래도 김씨가 유죄를 선고받아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책위는 “무죄를 예단한 재판을 한다”며 재판부 변경을 요청하고 광주법원 앞에서 3일째 삭발·천막농성 등을 벌였다.
김씨는 2005년 4월께 인화학교 행정실에서 A(당시 18세)씨의 손발을 끈으로 묶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이 장면을 목격한 B(당시 17세)씨를 사무실로 끌고 가 깨진 음료수 병과 둔기로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정선규 기자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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