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규 ]
현직 경찰관이 우체국 금고털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26일 청사 대회의실에서 지난 8일 발생한 여수 삼일우체국 금고털이 사건 수사결과 브리핑을 갖고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여수경찰서 소속 삼일파출소 김모(44) 경사를 긴급체포해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미 구속된 금고털이범 박모(44)씨로부터 “친구인 김경사와 공모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전날 오후 10시께 김 경사를 긴급체포해 보강수사를 진행중이다.
경찰은 단독범행 주장을 굽히지 않던 박씨에게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는 김경사의 폐쇄회로(CC)TV 영상물과 증거자료를 토대로 공모 여부를 집중 추궁해 김 경사가 범행에 가담 사실을 자백했다.
앞서 경찰은 김 경사가 지난 8일 오후10시3분께 집에서 등산복 차림에 흰색모자와 장갑을 낀 상태로 자전거를 끌고 나와 범행 현장을 답사하고 익일 오전 4시 47분께 귀가한 모습이 담긴 CCTV 자료를 확보하고 박씨와 친구 사이인 김 경사가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조사 결과 박씨와 김 경사는 범행 15일 전 박씨가 운영하는 모 분식점에서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경사는 또 지난달 29일 오후 3시 8분께 방범순찰 도중 동료 경찰관들의 눈을 피해 우체국 내부 등을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몰래 촬영한 뒤 박씨에게 금고 위치 등을 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김 경사의 도움을 받아 금고의 위치를 파악한 박씨는 범행 3일전 우체국 인근 화단에 범행 도구를 숨겨두는 등 치밀하게 범행계획을 세웠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경사는 범행 전날인 8일 오후 11시 22분께 범행장소 인근에서 망을 보고 박씨는 우체국이 입주해 있는 건물 뒤편 창고를 통해 복도로 들어가려다 CCTV를 발견, 흰색 스프레이페인트를 뿌려 무용지물로 만든 뒤 금고를 턴 것으로 조사됐다.
여수경찰서 김상문 형사과장은 “이미 구속된 용의자 박씨가 단독범행 주장을 되풀이해 왔지만 사건 정황상 공범의 존재에 대한 의심이 풀지 않아 연루 의혹이 제기된 김 경사의 공모 여부를 조사한 결과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져 긴급체포해 여죄를 추궁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박씨와 김 경사는 지난 8일 오후 11시께부터 9일 오전 4시 사이 여수 모 우체국과 맞닿아 있는 벽을 뚫고 산소절단기로 우체국 금고에 구멍을 낸 뒤 현금 5200만원을 털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선규 기자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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