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계사년이었던 1953년에는 전세계를 주름잡은 한국의 스포츠, 문화계 명사들이 태어난 해이다. 대표적 인물이 피아니스트 정명훈이다. 7살때 서울 시립 교향악단과 협연해 화제가 됐던 천재 정명훈은 1974년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쿨에서 피아니스트로 참가해 2위로 입상했다.
당시 그는 미국 시민권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김포공항에서 서울 시청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관하는 만찬에 초대됐다. 1989년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현 파리 국립 오페라) 음악감독을 맡았고 1998년 한국에서 첫 직책으로 KBS 교향악단을 맡았다.
유럽을 열광케 했던 '차붐'의 주인공 차범근도 1953년생이다. 5월 22일생인 그는 1971년 청소년 대표로 발탁된 후 1년 후에 당시 최연소 나이로 국가대표가 됐다. 국대팀에서 활약 당시 대통령배 국제 축구대회 말레이시아 전에서 해트트릭으로 동점을 만든 일화는 유명하다.
1978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첫 해외진출한 후 프랑크푸르트에서 1980년, 레버쿠젠에서 1988년 각각 팀을 유로파리그(UEFA) 정상에 올려놨다. 1989년 현역 은퇴한 후 축구 해설가와 감독으로 맹활약했다. 그의 A매치 55골 기록을 깬 대한민국 선수는 아직 없다.
영화배우이자 정치인 문성근은 1953년 5월 28일에 태어났다. 아버지는 기독교장로회 소속 목사이자 유명한 재야운동가인 문익환씨다. 직장생활을 하다 연극 '한씨연대기'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칠수와 만수', '경마장 가는 길', '초록물고기' 등 수많은 화제작에 출연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초대 진행자이기도 하다.
2001년 노사모에 가입한 문성근은 같은 해 11월 문화계 인사들과 함께 '노문모(노무현 상임고문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를 조직해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했다. 지난 1월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됐으며 4월 총선에서 부산에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소설가이자 3선 국회의원인 김한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195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일본 통일사회당 당수였던 김철이 그의 아버지다. 건국대를 졸업한 후 서울에서 교사생활을 하다 1981년 소설 '바람과 박제'가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해 등단했다. 이후 미국에 건너가 미주 한국일보와 미주 중앙일보 등에서 기자로 활약했다. 조영남과 함께 화개장터를 공동작사한 작사가이기도 하며 199년 정계 입문해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15, 16, 17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정동영 전 의원과 신경민 의원(영등포 을)은 1953년생 동갑내기다. 정동영 전 의원이 한달 먼저인 7월에 태어났고 문화방송 입사도 정 전의원이 1978년으로 신경민 의원(1981년)에 비해 3년가량 빨랐다.
정동영 의원은 문화방송 입사 후 정치부 기자, 뉴스데스크 주말앵커로 활약하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전주 덕진구에서 출마해 국회의원이 됐다.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22번으로 출마해 "어르신들은 투표 안하고 집에서 쉬시라"고 발언으로 구설수에 휘말려 비례대표를 반납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로 이명박 후보와 맞붙었으나 패하고 말았다. 지난 2010년 2월 민주당에 복당했다.
신경민 의원은 1981년 문화방송에 입사해 2009년까지 뉴스데스크 앵커와 기자로 활약했다. 2010년 9월 퇴사후 지난해부터 민주통합당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며 올 3월 서울 영등포 을 지역구에 전략공천돼 4월 총선에서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그런가 하면 1953년은 달려라 하니의 홍두깨 선생님 목소리로 유명한 성우 장정진이 태어난 해다. 장정진은 2004년 방송녹화 중 송편을 먹다가 기도가 막혀 뇌경색으로 안타깝게 사망했다.
해외에선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가 1953년생이다. 토니 블레어는 1994년부터 2007년까지 13년간 영국 노동당 당수였다. 1997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18년간 이어진 보수당 장기집권체제를 종식시킨 인물이다.
80년대의 섹스 심볼이었던 미국 여배우 킴 베이싱어는 1953년 12월에 태어났다. 007 네버세이 네버 어게인에서 본드걸로 명성을 얻은 그는 '나인하프위크', '최종분석' 등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했다.
빌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창업한 폴 앨런, 파키스탄의 인민당 당수이자 이슬람 문명 최초의 여성 수상이었던 베나지르 부토 여사도 1953년생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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