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소녀시대의 위력은 여전히 메가톤급이었다. 내년 1월1일 신곡으로 활동 재개를 선언하면서 침체에 빠져있던 엔터주들 분위기를 단번에 살렸다. 소속사 시가총액은 순식간에 1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대선 직후인 20일 에스엠은 4.19% 하락하며 3만7750원으로 마감됐다. 3분기 실적발표 직전인 11월13일 주가 6만9200원보다 3만원 이상 싼 가격이었다. 게임주들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측의 규제 우려에 급락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듯 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21일 개장 1시간여만인 오전 10시. 소녀시대가 4집 수록곡 '댄싱퀸'을 공개하고, 새해 첫날부터 활동을 재개한다고 발표하면서다. 4집은 3집 '더 보이즈' 이후 1년만에 나오는 새 앨범이다.
선거 직후 급락으로 지난 7일 기록했던 52주 신저가(3만6000원)을 걱정하던 주식에 바로 저가매수세가 들어왔다. 21일 2.25% 오른 3만8600원으로 장을 마감하더니 24일에는 10.10%나 급등하면 단숨에 4만2500원까지 올랐다. 이틀간 급등으로 시총도 8681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틀간 시총 증가분만 970억원이 넘는다.
소녀시대 열풍에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경쟁사들도 급등했다. 20일까지 3일 연속 하락하며 5만7000원대로 밀렸던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24일 6만1000원대로 올라섰다. 최근 이틀간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시총 증가분도 423억원을 넘는다. 이밖에 로엔, 웰메이드 등 다른 엔터주들도 소녀시대 컴백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엔터주 전반에 걸쳐 때 아닌 봄기운이 돌고 있다.
증권가 반응도 우호적이다. 소녀시대 열풍이 테마주처럼 펀더멘탈을 도외시한 이상 급등이 아니라 실적에 도움이 되는 인기라는 분석에서다. LIG투자증권은 24일 소녀시대가 내년 2월부터 이론 콘서트를 시작으로 5~6월 미국 활동을 시작한다며 소속가수들의 활동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증시 한 전문가는 "싸이의 경우, 글로벌 열풍으로 따지면 소녀시대뿐 아니라 다른 한류스타들을 모두 압도했지만 소속사인 와이지엔터에 대한 기여도 등이 제대로 계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 폭등으로 이어졌고, 친익척 회사인 디아이가 더 급등하면서 테마주 인식이 강했다"며 "반면 소녀시대는 에스엠의 간판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매출에서도 주력 상품이란 점에서 다르다"고 분석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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