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매매값, 1년새 ‘1000만원’ 하락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수도권 아파트값이 1년새 1000만원 빠졌다. 장기 침체로 접어든 거래시장이 가장 큰 원인으로 신정부 출범, 취득세 감면혜택 종료로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현재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값은 2억7762만원으로 지난해 연말대비 1000만원 더 낮아졌다. 2010년말에 비해 2011년말 아파트값이 317만원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세배 가량 더 떨어진 셈이다.

지역별로는 정부청사 이전과 매수세 침체영향을 받은 과천이 가장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7억1204만원이었던 평균 매매값은 7396만원 하락한 6억3808만원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주택 수요는 외부로 빠지고 공급이 늘어나는 구조로 바뀌었다.

과거 가격 상승폭이 컸던 버블세븐과 입주물량이 집중된 2기 신도시의 아파트값 하락도 눈에 띈다. 판교, 분당신도시가 위치한 성남은 과천에 이어 두 번째로 평균 매매값 하락폭이 컸다. 2011년말 5억4348만원에서 현재 5억761만원으로 3587만원 떨어졌다. 최근 양도세 비과세 연한을 채운 급매물들이 출시되고 중대형 아파트들이 약세를 보이며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 공급과잉으로 고전하고 있는 용인도 1873만원 하락했고 뒤 이어 안양이 1741만원 떨어졌다.

김포와 파주는 입주물량 증가와 매수수요 부진으로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한강신도시가 위치한 김포의 현재 매매값은 2억6346만원으로 1년 전보다 1720만원 하락했고 운정신도시가 속한 파주는 1515만원 떨어졌다.

반면 평균 매매값이 오른 곳도 있다. 공단과 산업단지가 모여있거나 신규 아파트 공급이 뜸한 지역의 경우 소폭 상승했다. 안성은 지난해보다 1100만원 오른 1억5000만원대의 거래값을 형성하고 있다. 평택도 443만원 올랐고 이천(337만원), 오산(135만원), 여주(116만원)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김민영 부동산114연구원은 “수도권 아파트 값은 떨어졌지만 짙어진 관망세에 혹한의 추위와 폭설 등 계절적 비수기 도래로 최근에는 급매조차 거래되기 힘든 모습”이라며 “신정부 출범, 취득세 감면혜택 종료 등을 앞두고 당분간은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쉽게 회복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새해를 맞아 신혼부부, 학군수요 등의 전세수요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세비중이 높거나 입지여건이 좋은 단지의 경우 국지적인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