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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태의 좌충우돌 대선雜記]헌政治 벗긴 벗었는데, 새 政治 맞소?

시계아이콘02분 17초 소요

MB심판과 민주당심판···숨은 민심 어디로 튈까


[김헌태의 좌충우돌 대선雜記]헌政治 벗긴 벗었는데, 새 政治 맞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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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길게 느껴졌던 18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판세는 그야말로 초박빙이다. 여론조사상 1% 미만의 차이로 엎치락뒤치락 순위가 바뀌는 현재의 판세는 이미 통계적 추정을 통해 승패를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쉽게 말해 '열어봐야 안다'는 것이다. 결국 승패는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투표율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투표율 자체가 얼마나 높은지도 중요할 수 있고, 동시에 투표율 자체는 예년과 다를 바 없다 하더라도 투표자 중 어느 지지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느냐에 따라서도 유불리가 엇갈리게 된다.


본선 후보등록 이후 그동안의 선거흐름을 보면, 앞서 나가던 박근혜 후보를 야권 후보인 문재인이 맹렬히 추격해 온 양상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박근혜 후보가 이긴다면 수성에 성공한 것이며, 문재인 후보가 이긴다면 역전승이 되는 셈이다. 이때 무엇이 대선의 승패를 갈랐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먼저 박근혜 후보가 패배한다면 가장 큰 정치적 의미는 바로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심판'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야권은 이명박 정부 심판을 선거 전면에 내세웠으며, 또 집권여당이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첫 번째 사례라는 것의 의미도 결코 가볍지가 않기 때문이다. 또 이는 안철수 전 후보를 포함한 범진보 후보들과 ±그 지지층들 간의 선거연합의 힘이 위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만일 문재인 후보가 패배한다면 이는 대안세력으로서의 민주당의 한계의 의미를 가진다. 이 경우, 안철수 후보였다면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고, 매끄럽지 못했던 안철수씨와의 단일화 과정에 패배의 책임이 돌아갈 수도 있다.


한편, 막판 쟁점으로 부상했던 박근혜 대 문재인 양자 TV토론에 대한 평가들, 국정원 여직원 댓글 논란, 이정희 후보의 '먹튀' 논쟁,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거운동을 벌인 '십알단'의 불법성 논란 등이 최종적으로 승패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어느 쪽이 패배하더라도 차후 정계개편 등 정치지형의 변화까지를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은 분명하다.


다만, 선거를 바로 앞에 둔 이 시점, 선거흐름에 대한 공학적 분석에 앞서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선에서의 가장 큰 의미는 바로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 현상'은 개인 안철수의 정치적 역량이나 행보와는 별개로 이번 대선의 중심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안철수 현상은 기존 정치가 잘못됐다는 준엄한 경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국민이 요구하는 정치의 변화는 단지 정치제도의 개혁에만 좁혀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산업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사회적 부(富)의 편중, 그리고 이러한 부의 쏠림을 가능케 하는 특권과 반칙, 승자독식의 시스템, 즉 구(舊)체제를 새로운 정부가 바꿔내야 함을 의미한다. 당장 정권교체를 통해 새로운 정치를 보일 것을 약속하는 야권의 문재인 후보는 물론, 여당 후보인 박근혜 후보 역시 이러한 가치에 동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여당후보 스스로도 이명박 정권은 실패한 정권임을 얘기하고 있으며, 경제 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박근혜 후보는 '집권세력인 우리가 스스로 바꿔 보겠다', 문재인 후보는 '너희로는 안되니 우리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즉 이번 대선은 결과적으로 서로 앞다퉈 새로운 정치를 약속하는 보수와 진보 양대 세력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람시(A. Gramsci)는 특정 사회 내부의 정치세력 간 주도권 변화(hegemony shift)의 두 가지 조건을 얘기했다. 먼저 그 사회를 지배하는 기존권력이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 필요조건이라면, 다음은 이에 저항하는 새로운 대안세력이 국민들의 신뢰를 획득해야 함이 충분조건이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산업화 세력'으로 요약되는 기존에 우리 사회를 움직여오던 파워 엘리트 세력, 그리고 그들이 내세워 오던 성장지상주의 가치나 권위주의적 리더십은 분명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결국 이번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사회, 새로운 경제를 만들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는 전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둘 중 누구에게 그 책임을 맡길지를 결정할 유권자의 투표가 남았다. 다만 이번에 집권하는 정치세력이 구체제의 질서를 변혁하고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국민들이 전면적으로 사회적 권위와 리더십에 저항할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된다. 그리고 기존의 정치를 부정하는 '안철수 현상'은 더욱 거세진 모습으로 진화해 새로운 정치질서를 추동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김헌태 정치평론가ㆍ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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