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이리저리 휘감겨지는 물줄기가 절경인 비선대, 용솟음 치는 공룡능선과 병풍처럼 우뚝솟은 울산바위. 천하의 절경이 모인 설악산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 10경이 명승으로 지정된다. 설악산은 ‘한가위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여름 하지 때가 되어야 비로소 녹기 때문에 설악이라 불린다’고 옛 기록에 나온다. 우리나라 굴지의 명산으로 남한에서 한라산,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이 산은 지난 1994년 9월 1일 설악산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문화재청은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돼 있는 강원도 설악산 지역 내 중요 10경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명승 지정예고된 곳은 설악산 내에서 웅장하고 경관이 빼어난 외설악 6곳과 내설악 4곳 등 총 10곳이다. ▲비룡폭포 계곡 일원▲토왕성 폭포▲대승폭포▲십이선녀탕▲수렴동ㆍ구곡담 계곡 일원▲비선대와 천불동 계곡 일원▲용아장성▲공룡능선▲울산바위▲내설악 만경대 등이다.
설악산의 주봉은 대청봉(1708m)으로 태백산맥 북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강원도 인제군과 양양군, 고성군 일부와 속초시까지 4개 시·군에 걸쳐있다. 동쪽은 외설악, 서쪽 인제방면을 내설악, 남쪽을 남설악이라 부른다. 외설악은 천불동계곡을 끼고 양쪽에 솟은 기암절벽의 봉우리로 남성적인 절경을 이루는 데 비해, 내설악은 우아한 계곡미로 백담, 수렴, 백운, 가야의 여러 계곡동천으로 갈라져 은은하고 여성적인 경관을 이룬다.
비룡폭포 외설악지역을 배수해 동해로 흘러드는 쌍천(雙川)의 지류가 화채봉(華彩峰)의 북쪽 기슭에 만들어놓은 폭포다. 높이 약 16m의 힘찬 물줄기가 내리꽂히며 골짜기를 울리는데 폭포소리가 무상무념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토왕성폭포 화채봉에서 흘러 칠성봉을 끼고 돌아 상단 150m, 중단 80m, 하단 90m로 총 길이가 320m의 3단을 이루며 떨어지는 연폭(連瀑)으로 하늘에서 비류 하는 광경은 천상의 절경이다. 대승폭포는 해발 740m, 높이 약 88m의 웅장한 폭포로서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한국 3대 폭포의 하나다.
설악산 십이선녀탕은 밤이면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목욕하고 갔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탕(湯)의 모양에 따라 응봉아래 응봉폭포를 지나 첫 탕인 독탕, 북탕, 무지개탕, 복숭아탕(용탕)이 나오는데 그 중 복숭아탕이 백미다.
수렴동·구곡담 계곡은 가을 단풍과 어우러지는 절경을 갖췄다. 셀수 없을 만큼의 소(沼)와 담(潭)이 연속적으로 늘어진다. 비선대와 천불동계곡 일원 중 비선대는 와선대에서 노닐던 마고선(麻姑仙) 이라는 신선이 이곳에 와서 하늘로 올라갔다해 붙여진 이름이다. 천불동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가 이리저리 휘어지며 작은 폭포를 이룬다. 천불동은 설악골 계곡이라고도 하며, 지리산 칠선계곡과 한라산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 중 하나다. 무수히 많은 바위와 암봉(巖峰)으로 이루어진 골짜기는 천하의 절경을 한데 모아놓은 듯하다.
용아장성은 내설악 그 중심부에 있으며 동으로 가야동계곡과 만경대, 공룡능선이 펼쳐지며, 서로는 수렴동, 구곡담계곡을 끼고 서북 주릉이 장대하게 펼쳐져 있다. 내설악의 중심에 자리한 용아장성은 용의 이빨처럼 날카로운 20여 개의 바위봉우리가 연이어 성처럼 길게 둘러쳐 있다. 공룡능선은 이름 그대로 공룡이 용솟음치는 것처럼 힘차고 장쾌하게 보인다. 국립공원 100경중 제1경일 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하다.
병풍처럼 우뚝 솟은 거대한 화강암체인 울산바위는 모두 6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부에는 항아리 모양의 구멍이 5개가 있어 근경이 훌륭하다. 미시령 옛길 방면에서 보이는 경치가 웅장하고 탁월하다. 시각적 풍경뿐만 아니라 예부터 ‘큰바람 소리가 울린다’는 의미에서 천후산이라 불리고 있어 청각적 감상도 즐길수 있다.
만경대는 오세암 바로 앞의 해발 922m인 봉우리로 용아장성, 공룡능선, 흑선동계곡, 나한봉 등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저명한 경관 조망지점이다.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자장율사가 암자를 짓고 관음암이라 했다가 허물어진 것을 인조 21년(1643)에 설정(雪淨)이 다시 세운 오세암(五歲菴)이 바로 앞에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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