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대선을 이틀 앞둔 17일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진영 간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두 후보 측은 이날 하루에만 상대에 대한 비방성 브리핑과 논평을 십 수 개씩 쏟아낸 상태다.
특히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 수사 중간결과, 박 후보에 대한 '오피스텔 불법 SNS 선거운동' 사건과 관련한 공방이 과열 조짐이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박선규 공동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문 후보와 민주당이 주장했던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비방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당장 사과하고 책임을 얘기해야할 당사자들이 거짓이 드러나자 또 다른 거짓으로 덮는 뻔뻔한 돌려막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국정원 직원 김모씨의 컴퓨터 두 대에서 (문 후보에 대한) 비방 댓글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김씨의 온라인 아이디와 닉네임 40여개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수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은 (경찰이) IP 주소를 이용한 웹 서버 로그기록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컴퓨터에 조금이라도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현재의 포털 운영체제와 서버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심스러운 장면에 대한 또는 댓글에 대한 캡쳐 화면이 있거나 아이디가 있거나, 그런 일들이 진행된 시간대라도 최소한 하나는 제시를 해줘야 그것을 가지고 IP 웹서버 로그기록을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중의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런 주장에 대해 "경찰은 하드디스크에 흔적이 없다고 해서 댓글을 안 달았다고 하고 있고 (댓글) 삭제 흔적이 있는데 그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확인해주지 못한다고 말한다"며 "국가권력기관이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더니만 지금은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또 "(경찰이) 어제 밤에는 댓글 흔적을 발견 못했다는 발표를 했는데 지금(17일)은 댓글을 달지 않았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는 발표를 하고 있다"며 "부실수사, 대충수사, 덮기수사 등 모든 것이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에 대한 '오피스텔 불법 SNS 선거운동' 사건의 핵심 인물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적발된 목사 윤모씨가 새누리당 대선캠프에서 직책을 가진 점, 박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등 캠프 관계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점을 두고서도 설전이 뜨겁다.
민주당 대선캠프 우상호 공보단장은 브리핑에서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꼼수다'와 일부 언론의 주장을 근거로 "(윤씨는) 박 후보의 수석보좌관이 도와달라고 부탁을 해서 진행한 것이라고 인정했다"며 "이는 박 후보의 최측근이 관련된 불법선거운동이 자행된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또 "박 후보가 어제 TV토론에서 유감이라고 표현했지만 이것은 그냥 유감을 표명할 수준을 넘어섰다"며 "선거 전체의 공정성을 뒤흔드는 심각한 부정"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안형환 공동대변인은 "윤씨가 박 후보 보좌관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시인하고, 그러나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며 "그런데도 만났다는 것 자체만 가지고 마치 엄청난 음모가 있었던 것처럼 확대해석해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새누리당이 신문에 낸 박 후보 광고물 속 '인파 조작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것은 누구나 금방 알 수 있는 합성사진"이라며 "이 광고에는 한 명이 수 십 명의 '아바타'를 거느리고 있다. 사진조작을 하려면 잡지에 실리는 심심풀이 숨은그림찾기보다 조금 더 어렵게 '아바타'들을 숨겼어야 한다"고 비꼬았다.
새누리당 안형환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때 서해 NLL(북방한계선)과 핵문제에 대해 북한의 입장과 주장을 인정하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취지의 한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문 후보는 이 발언의 취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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