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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가 오해해서” 우량 중기 IPO 포기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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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추진 우량 중기, 잠정 포기 늘어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상장한다고 회사가 얻을게 뭐가 있겠어? 욕이나 먹을 바엔 차라리 안하는 게 낫지.”


최근 상장 준비 과정의 진행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통화한 중소기업 A사 재무관리 담당 임원은 “잠정 중단됐다.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 초만 해도 상장하면 회사 최고경영자(CEO)와 단독 인터뷰를 하겠다던 업체였다.

경기도에 소재한 A사는 광학 분야에 사용되는 특수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화학제품은 주사약병 용량 만해도 1000만원이 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영업이익률이 상당히 높다. 중소기업이지만 세계시장 점유율 세계 5위권에 달하며 경쟁사는 규모가 수십~수백배 큰 글로벌 대기업들이다. 고성장하고 있는 휴대용IT기기 산업에 편승해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에게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A사는 부채율은 물론 차입금이 제로에 가까울 만큼 자체 재원으로도 충분히 사업을 할 수 있는 업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추진한 배경은 상장사가 되면 회사 인지도를 높일 수 있겠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A사 임원은 “해외 전시회를 뛰어다니다 보면 상장 여부를 묻는 바이어들의 질문이 많은데, 이들 바이어들은 상장사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았다”며 “기업평가는 주관적인 경우가 많은데, 상장사는 객관적인 기준으로 회사 정보를 살펴볼 수 있고, 거래소가 상장사의 신용을 보증해 주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몇몇 증권사를 접촉해 본 결과 조건도 나쁘지 않았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조건으로 기업공개(IPO)를 해주겠다고 해서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이라는 비공식 일정도 잡았다.


그런데 시장을 살펴보니 분위기가 너무 이상했다. 몇몇 종목은 영업도 잘하고 실적도 내고 있었는데 주식시장에서는 동전주 취급을 받았다. 사업과 무관하게 이상한 테마에 묶이면 주가가 널뛰기를 하는 모습은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A사 임원은 “금융감독당국은 주가를 흔든 범인보다는 기업에게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다”라며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점은 맞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같은 기준을 지키기 쉽지 않은게 사실 아니냐”며 과중한 상장 규칙에 부담도 크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상장하면 오히려 바이어에게 오해를 받을 것이라는 점이 중단의 가장 큰 이유”라며 “같은 지역에 소재한 몇몇 기업들도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상장을 고민했지만 비슷한 이유로 접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A사의 사례는 가뜩이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증시에 대한 기업들의 시각이 얼마나 악화 상태인지를 보여준다.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업공기(IPO) 시장은 고작 7개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고 4개사가 상장을 철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말 유가증권시장의 희망으로 기대했던 포스코특수강과 삼보E&C도 수요예측 결과 회사의 적정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며 상장 철회를 밝히는 등 3개 기업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위해 수요예측까지 마치고 공모단계에서 상장을 철회했다. 여기에 우량 중소기업들까지 상장 준비단계에서 손을 떼버리는 경우까지 더하면 당분간 IPO 시장이 활성화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금융감독당국은 중소기업 전용시장 코넥스에 설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기업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A사 임원은 “언론보도를 통해 접했지만 증권사들로부터는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유가증권 시장은 물론 코스닥에서도 기업들이 제대로 평가를 못받는 분위기에서 코넥스가 얼마나 대접을 잘해줄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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