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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세종시 정부청사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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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 9월 국무총리실 일부 부서를 시작으로 진행된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이 이달 중 6개 부처 이전완료로 첫 단계를 마무리한다. 부족한 편의시설과 급박한 이전 일정 탓에 먼저 내려가 있는 공무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새어 나온다.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청사 안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업무환경과 관련한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지은 지 채 한달이 안 된 건물에 들어선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은 이른바 '새집증후군'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 중 이전을 마무리하는 국토해양부나 지난주 끝낸 농림수산식품부 공무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만난 총리실 한 공무원은 "그나마 지난 4월에 완공된 총리실 청사쪽은 사정이 나은 편인데 재정부가 들어선 곳은 지난달에 막 완공되자마자 입주한 탓에 업무환경이 열악하다"면서 "일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청사 가까운 곳에 변변한 식당 하나 없는 탓에 사람이 몰리는 점심시간 때는 구내식당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결국 사람이 몰리는 걸 막기 위해 2부제를 실시했지만 사람은 많고 공간은 적은 탓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은 "밥 먹는 데 30, 40분 기다리는 건 기본"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나 당장 선거 후 꾸려질 차기 정부를 위한 업무보고와 같이 굵직한 일은 앞으로도 서울에서 진행될 예정이기에 상당수 공무원들은 여전히 서울에 안테나를 세워둘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고속열차를 타도 3시간 이상, 차로 이동하면 4~5시간을 훌쩍 넘기지만 서울에서 회의가 많은 까닭에 길에서 버리는 시간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신음하는 세종시 정부청사 공무원 지난 9월 세종시 정부청사에 옮겨지고 있는 국무총리실의 각종 이삿짐. 총리실은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당시 이전을 시작해 이달 중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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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확정한 부처별 이전일정을 보면, 국무총리실은 이달 말 총리가 신공관으로 입주하는 걸 끝으로 이전이 마무리된다. 지난주 일부 부처부터 짐을 싸기 시작한 재정부는 오는 30일까지, 국토부는 이번 주까지다. 농식품부는 이미 전 부서가 다 들어왔으며 공정거래위원회와 환경부는 다음주터 2주간에 걸쳐 옮긴다.


이렇게 되면 중앙행정기관 6곳과 그 소속기관 6곳, 총 12개 기관 4100여명이 올해 안에 완전히 세종청사에 자리를 잡는다. 내년도엔 교과부 등 18개 기관 4100여명이, 내후년엔 법제처 등 6개 기관 2200여명이 대상이다.


이들도 앞으로 처할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을 걸로 보인다. 2단계 청사 완공예정시기가 내년 11월, 3단계 청사 예정시기는 그해 10월이다. 최근 세종시로 내려간 공무원들이 새집증후군에 고생하듯, 앞으로 내려갈 공무원들도 갓 지은 건물에 들어가 당장 업무를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나마 달라질 부분이 있다면, 먼저 내려간 공무원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편의시설이 현재보다는 많아질 것이라는 점, 정도일 것 같다. 한 공무원은 "행정안전부는 만명이 넘는 공무원의 이사를 책임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은 내려오지 않는 탓에 현지 사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다"며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환경이 열악한데도 '계획은 이미 확정됐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듯한 모습에 같은 공무원 입장에서도 답답하다"고 전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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