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녹십자가 일동제약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2대 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일동제약 인수를 위한 본격 행보인지 관심이 쏠린다.
녹십자는 일동제약 주식 177만주(7.07%)를 주당 8250원에 매수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로써 녹십자는 총 384만 6880주, 15.35%를 보유하게 돼 현 경영진 윤원영 회장 외 15인(27.19%)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녹십자가 추가 매수한 177만주는 환인제약이 보유하던 물량으로, 환인제약은 지난 7일 현금확보를 이유로 주식 전량 매각을 발표했다.
그간 환인제약의 지분은 현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 지분이 녹십자로 넘어가면서도 계속 그럴 것인지에 대해선 답하기 어렵다.
또 다른 주요주주로는 개인투자자 이호찬 외 4인과 안희태 외 5인으로 각각 12.57%와 9.85%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현 경영진에 대한 반대세력이다. 그 외 피델리티가 9.99%를 보유 중이다.
녹십자가 이들 중 누구와 손을 잡아도 경영권 위협이 가능해진다. 반면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우호지분으로 남는다 해도, 15% 지분을 가진 경쟁사는 일동제약 입장에서 두고두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업계에선 혈액제제와 백신에 크게 의존하는 녹십자가 사업다각화를 위해 일동제약을 인수하려는 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일로 해석하고 있다.
녹십자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매출이 18%에 불과하다. 반면 일동제약은 아로나민 등 일반의약품이 22%, 전문의약품 66%에 달해 녹십자와 상반된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녹십자의 매출액은 지난해 6988억원, 일동제약은 3384억원으로 두 회사를 합하면 1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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