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어? 여기 싸다. 어그부츠 240 사이즈 있어요?" "거기 디피(디스플레이)된 게 240 사이즈에요."
맹추위가 기승을 부린 9일 어그 부츠들이 매장 전면을 차지하고 있는 명동의 L 슈즈 멀티숍. 한 무리의 여성들이 매장을 찾아 어그 부츠를 뒤적이고 있었다.
'백화점에서 파는 어그부츠보다 싸다'면서 하나씩 사서 신고 나간 이 상품에 대한 매장 직원의 설명이 황당하다.
그는 "정품 어그는 맞는데 키즈라인 제품"이라면서 "키즈라인이 250까지 나오기 때문에 250 사이즈 이하 여성들은 신어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매장 한가운데 키즈라인 제품을 내놓고 성인여성들에게 팔고 있었던 것.
인근에 위치한 A매장은 더욱 황당하다.
성인상품과 키즈상품을 구분없이 함께 진열해놓고 팔면서 키즈라인은 '어린이용'이냐는 손님의 질문에 "아니다. 라인이름이 키즈라인일 뿐 어린이용은 아니다"라고 딱 잡아뗐다.
양털부츠의 대명사인 '어그(Ugg)'가 겨울철을 맞아 주요 사이즈 품절사태를 빚으면서 어린이용이 성인용으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
여성의 경우 240 사이즈 등 주요 사이즈가 순식간에 품절되면서 키즈 라인 제품이 4만원 가량 싼 가격에 시중에서 흔히 유통되고 있는 것.
슈즈 멀티숍들이 키즈라인 제품을 성인용이라고 따로 설명하지 않은데다 매장 중앙에서 별도의 설명없이 판매하고 있어 손님들이 성인용이라고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키즈라인 제품들은 어린이용으로 만들어져 성인 제품보다 발등이 낮고 발볼이 좁아 신고 벗을 때 찢어진다는 소비자 불만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정식 어그 매장 한 관계자는 "싸고 발에 꼭 맞는다는 이유로 성인 여성들이 키즈 제품을 종종 사 가기도 하지만 아이들 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보니 발등이 낮고 발볼이 좁게 나와 신고 벗을 때 박음질 부분이 당겨지면서 찢어진다는 소비자 불만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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