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중국인들이 고가 외산 스마트폰 대신 저렴한 자국산 스마트폰을 주로 구매하며 세계최대 스마트폰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향후 6개월 동안 해외 업체들과 중국 업체간의 물고 물리는 치열한 판매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다.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스마트폰 중국시장에서 외산 스마트폰 업체들이 부진한 반면 중국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사기관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중국내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의 수는 2390만대였다. 미국의 2330만대를 넘어 세계 최대 시장이 됐다.
올해들어 중국과 미국의 판매격차는 더 늘어나 중국에서 3분기에만 3850만대의 스마트폰이 팔려나가는 사이 미국에서는 2670만대에 그쳤다.
현재 중국 휴대폰 판매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지만 여전히 전체 이용휴대폰 중 스마트폰의 비중이 30%에 그치고 있어 성장성이 높다.
하지만 시장의 주도권은 고가 외산업체에서 저가 중국산으로 넘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소비재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인 샌디 쉔은 "중국 업체들이 중국 스마트폰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점유율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쉔 애널리스트는 "해외 업체들이 주력하는 고가 스마트폰 구매 여력이 있는 소비자들은 이미 스마트폰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이제 시장의 주도권은 중저가 제품들에게 넘어갔다"고 파악했다.
업체 별로는 판매량 기준 세계 2위 PC업체인 중국 레노버의 돌풍이 무섭다.
레노버는 지난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7%에 불과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14.8%까지 수직상승했다. 애플을 초월한데 이어 삼성의 턱밑까지 도달했다는 평가다.
가트너는 레노버가 내년에는 중국내 스마트폰 1위 업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레노버는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데다 브랜드 파워에 전국적인 자체 유통망이 있어 가장 유리한 상황이라는 평이다.
또다른 현지 업체 지오니도 지난 1분기 1.5%에 그쳤던 점유율이 4.7%까지 상승했다.
현지 기업들이 약진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다.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스마트폰은 1500위안(240달러) 수준이다.
중국기업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앞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던 ZTE, 화웨이 대신에 레노버 지오니 등과 같은 업체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6.75로 지난해 4분기 24.3%에 비해 크게 낮아졌고 애플은 2분기 12.3%나 되던 점유율이 3분기에는 7%로 뚝 떨어졌다. 대만 스마트폰 업체 HTC는 지오니에도 뒤지고 있다.
상황은 삼성보다는 애플에 더 부정적이라는 평이다. 삼성의 가장 저렴한 스마트폰이 약 100달러 선이지만 애플은 아예 중저가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더 큰 위협은 저가 스마트폰이 시장이 주류가 되면 삼성이나 애플 모두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만의 한 애널리스트는 "호시절은 끝났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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