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 진영 '친노폐족·이명박근혜' 프레임 가두기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중에 누가 경제를 더 많이 망쳤는가.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이 문제로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박 후보 측은 문 후보를 '친노(親노무현) 폐족 프레임'에, 문 후보 측은 박 후보를 '이명박근혜 공동책임 프레임'에 가두려는 계산이 배경에 있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안형환 공동대변인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참여정부와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이번 대선은 경제를 살릴 미래세력과 경제를 망쳤던 과거 세력의 대결"이라며 "박근혜 후보는 꺼져가는 성장동력을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전날 당과 대선캠프 관계자들이 잇따라 나서 이 부분을 부각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 전 대통령 시절에는 세계경제 상황이 매우 좋았는데도 분배가 최악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역대 정권별 서민 살림살이 비교'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는 노 전 대통령 시절 세금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의 2배에 달했고 청년 일자리 53만개가 사라졌으며 양극화가 역대 둘째로 심해지는 한편 중산층 비율이 줄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원내대표는 "문 후보의 서민후보론은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며 "서민의 탈을 벗고 노무현 정부의 서민 죽이기 행태에 대해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문 후보가 핵심 역할을 했던 노무현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은 35% 폭등했고 소득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안형환 대변인은 "문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노무현 정권 시즌2'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박근혜 후보의 '문재인 비난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박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기간 첫날인 지난 26일 이후 전국 곳곳의 유세에서 "문 후보는 스스로를 폐족이라고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핵심 실세" "참여정부 때 대학등록금이 역대 최고로 뛰었고 부동산도 역대 최고로 폭등했다" "한 번이라도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 적 있느냐"며 공세를 펴고 있다.
문재인 후보 측은 그간 구축해온 '박정희 프레임'을 '이명박근혜 프레임'으로 바꾸며 '현 정권 경제파탄에 대한 박근혜 공동책임론'을 펴고 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 브리핑에서 "새누리당 집권의 공동책임자인 박근혜 후보는 민생경제 파탄의 몸통"이라고 비난했다.
문 후보는 전날 충청권 유세에서 현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 등으로 지난 5년 동안 국가부채가 140조원까지 늘었다며 "참여정부의 성적을 70점이라고 하면 이명박 정부는 몇 점인가. 잘한 것이 하나도 없으니 0점 아닌가"라고 받아쳤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박근혜 후보는 0점 정부의 공동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경제성장률은 2%다. 청년 고용율은 IMF 위기 때보다 낮고 최저임금 상승률은 5%대로 역대 정권 최저"라며 "물가상승률, 특히 농축산물과 집세 상승률이 역대 정권에서 가장 높아 서민생활이 가장 어려워진 시기"라고 조목조목 비난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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