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매매거래 정지를 앞둔 일경산업개발의 주가가 담배 한 개피에도 못 미치는 130원 이하로까지 추락했다.
29일 오전 9시 10분 현재 일경산업개발은 전일 대비 3.76%(5원) 떨어진 128원에 거래되고 있다. 5년 전인 2007년 11월 30일 2350원의 최고가와 비교하면 95% 가까이 폭락한 것이다.
일경산업개발은 고 박두병 두산그룹 창업주의 맏딸 박용언씨의 아들 김형일 대표가 이끌어가고 있다고 해서 ‘범 두산가’ 기업으로 분류된 기업이다. 지난 2006년까지 의류 사업에 종사하던 김 대표는 같은 해 말 미주레일(현 일경산업)을 인수해 지금까지 경영하고 있다.
김 대표가 인수한 직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회사 실적도 2009년 54억원을 비롯해 2010년 16억원, 2011년 6억원 등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적자를 기록하면 한국거래소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상반기까지 영업흑자를 유지했지만 3·4분기에는 다시 2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매출도 24.3% 감소했다.
지난 여름 회사 정상화 과정에서 오너 일가는 회사 주식을 내다팔았다. 때 마침 회사 주가가 폭등하던 시기였다. 회사측은 운영자금 마련 때문이라지만 주가 급등세를 틈타 현금화한 게 아니냐며 도덕성에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더군다나 두 달 여 후 회사는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자본금은 304억원에서 30억원 규모로 감소하며, 감자 기준일은 다음달 3일, 신주상장 예정일은 같은 달 24일이다. 이번 거래정지는 주식병합을 위한 구주권 제출에 따른 것으로 변경상장일 전일까지 거래를 할 수 없다.
회사측은 감자를 통해 회사가 부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주식시장의 시각은 매우 차갑기만 하다. 거래가 재개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며,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100원대 주가에 머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