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드론 헬기 시애틀 경찰 등 속속 배치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군사용으로 쓰이는 드론(무인항공기.UAV)이 미국내에서 경찰이 더욱 많이 사용하면서 사생활침해, 경찰조사범위 확대 등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이에 따라 미국 각 지방정부의 경찰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UAV를 구입하고 있지만 훈련과 실종자 수색 등으로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추세다.
27일(현지시간) 미국의 항공전문지 에이비이션위크(이하 AW)에 따르면, 미국 시애틀 경찰이 소형 단거리 수직 이착륙 헬기 드론(VTOL UAV)를 범죄 감시에 사용하기로 하면서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 VTOL 드론 헬기는 시애틀시가 2010년 국토안보부(DHS)의 교부금 8만 달러를 받아 구입한 것으로 소형 드론 헬기 제조업체 ‘드래건플라이어’(Draganflyer)사 제품이다.
시애틀 경찰이 구입한 두 대의 드래건플라이어 X-6 초소형 헬리콥터는 무선으로 조종하며 3방향으로 아래 위로 달렸는 6개의 로터 덕분에 안정성과 조작성이 뛰어나다.
드래건플라이어사의 주요 고객은 시애틀 경찰외에 록히드마틴과 보잉,제너럴다이내믹스,레이시언,하니웰 등 방산업체와 NEC,알코아브라질, 시애틀과 메사카운티, 레인카운티,내슈빌시경찰과 캐나다 온타리오,사스카툰 경찰 등이 있다.
시애틀 경찰은 지금까지는 대부분 비행하지 않으며,사용하더라도 훈련과 시험비행으로 제한돼 있다. 동영상과 스틸사진,야간투시 카메라를 탑재한 이 소형 무인 헬기는 한번에 약 15분간 배터리 수명이 다할 때까지 비행할 수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UAV를 이륙시키자 사생활침해와 경찰조사권 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시애틀 경찰은 거리 시위대 감시나 모니터링에는 사용하지 않고 실종자 수색과 범죄용의자 추적,범죄수사 지원과 경찰이 승인한 ‘특정상황’에만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비록 무인 헬기는 무장을 하지 않고, 일상의 임무를 수행하더라도 파키스탄과 예멘 등지에서 미군의 은밀한 미사일 공격을 연상시켜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지난달 시애틀에서 경찰이 시민들과 모임을 갖고 두 대의 무인 헬기를 배치할 계획을 밝히자 시민들은 ‘무인기 반대’를 외치며 소란을 피웠다.
이에 따라 이애틀 시 의회는 내년 1월까지 UAV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의원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아미애미-데이드 카운티와 휴스턴시 경찰은 드론을 구입했으나 이들은 아직 이를 실제 운용하지는 않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는 알메다 카운티 보안관이 무법 군중과 불법 마리화나 농장 감시를 위해 UAV 연방 교부금을 신청했으나 카운티의회(Board of Supervisors)의 반대에 직면했다. 카메라로 사생활을 침해하는 스파이 로봇이 날아다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게 반발의 요지였다.
또 텍사스주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국의 랜디 맥대니얼 부국장(Chief Deputy)이 몇 달전 UAV에 고무탄과 체루가스를 장착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경찰의 드론 사용은 극도로 제한돼 있다. 콜로라도주 메사카운티경찰국은 2010년 이후 DHS 보조금으로 산 두 대의 소형 드론을 운용해왔는데 주로 범죄현장의 3차원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이용하고 있다. 벤저민 밀러 UAV프로그램 담당 국장은 “범죄 감시에는 이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스다코타 주에서는 그랜드 포크스 경찰이 지난해 도둑질 당한 가축을 둘러싸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던 한 목장주를 모니터하던 DHS의 고공 비행 ‘프레데터’를 불러들였다.
목장주인 로드니 브로사트(Rodney Brossart)와 다섯 명의 가족들은 남서부 멕시코 국경에서 벌이는 작전을 제외하고는 UAV 지원으로 경찰이 체포한 최초의 미국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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