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공화, 재계 지원 호소 경쟁..증시 하락·펀드 자금 유출 등 투자자 불안 확산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잠시 중단됐던 재정절벽 협상이 이번주 재개될 예정이지만 협상 타결의 가능성은 여전히 안개 속에 머물고 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 대표는 "최근의 협상 과정에 큰 진전이 없어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주말 존 베이너(공화당) 하원 의장과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한 것에 비춰 고위급 협상 채널은 열려 있다고 분석이 나오던 상황에서 등장한 리드의원의 발언은 협상이 여전히 가시밭길임을 보여주는 꼴이 됐다.
리드 대표는 이어 "의회에서 협상시한 내에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며 공화당이 우리를 절벽으로 떨어뜨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의 한 마디는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 결정이라는 호재에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를 0.69%나 끌어내렸다.
정치권의 협상 타결에 대한 믿음이 낮아지며 투자자들도 시장을 떠나고 있다. 조사기관 EPFR에 따르면 11월 셋째주에 미국 주식형펀드에서 약 90억달러가 유출됐다. 올해 들어 한주간 펀드 유출금액으로는 최대치다.
주식형펀드에서 나온 자금이 제로 금리나 다름없는 머니마켓펀드(MMF)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지만 정치권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각자의 입장을 주장하기 위한 노력에만 치중하는 모습이다.
오바마와 공화당은 재계를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저널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에도 재계 CEO들을 만났던 오바마 대통령은 27일에는 중소기업 오너들을 상대로 지원을 호소했다. 오는 28일에는 다시한번 대기업 수장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부유층 증세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어 30일에는 펜실베니아주로 날아가 장난감 공장에서 재정절벽 협상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오바마는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도중에도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팀 쿡 애플 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등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부탁했다.
오바마가 재계 설득에 공을 들이는 것은 부유층 증세에 대한 재계의 협조가 공화당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공화당 역시 오는 28일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 더그 오버헬먼 캐터필러 CEO, 토머스 윌슨 올스테이트 CEO 등과의 회동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할 예정
지지부진한 재정절벽 협상에 대한 반발도 확산되는 조짐이다. 이날 미국 연방 하원의장실에 나체 시위대가 진입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존 베이너 의장실에 발가벗은 7명의 남녀가 들어가 시위를 벌인 것. 이들은 재정절벽' 협상이 무산될 경우 에이즈(AIDSㆍ후천성면역결핍증) 관련 기금이 감축되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기습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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