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라 ]
박근혜, 문재인 등 대통령 후보들의 얼굴이 트럼프 카드에 등장한다.
서양화가 김병택 씨는 오는 29일부터 내달 5일까지 광주광역시 동구 대동갤러리에서 이 시대의 영웅과 우상의 얼굴을 트럼프 카드에 그린 ‘에이스 오브 소로우(Ace of Sorrow)’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박근혜·문재인 대선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 이명박 대통령, 이건희 삼성 회장, 가수 싸이 등 ‘시대의 영웅’과 ‘일그러진 우상’을 트럼프 카드에 담은 작품 24점을 선보인다.
박근혜 후보는 여성 후보답게 퀸(Q) 다이아몬드 속에 신문 다발을 들고 활짝 웃는 모습으로 담겼고 문재인 후보는 킹(K) 다이아몬드에 가슴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그려졌다.
후보직을 사퇴한 안철수 전 후보의 얼굴은 잭(J)하트에 그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머리글자 ‘L’과 ‘삽’을 얼굴 옆에 그려 4대강 사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故) 이소선 여사, 한진중공업 크레인 농성의 주인공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어린이들의 우상 뽀로로도 등장한다.
김 씨는 2009년 광주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그룹전에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삽질공화국’이라는 작품을 출품했지만 ‘작품을 걸 수 없다’는 외부의 압박을 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 대해 김 씨는 "삽질공화국 사건 이후 표현의 자유를 넓히는 작업을 계속 해왔다"며 "묘하게 대선 일정과 겹쳐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1년 전부터 준비한 작품"이라라고 설명했다.
패러디에 대해선 "미술이라는 장르가 딱딱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즐겁고 쉬운 장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패러디라는 장치를 차용했다"며 "정치적인 구호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현상을 드러내고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bora100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