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우리에게 진짜, 안철수는 무엇인가

시계아이콘01분 57초 소요

우리에게 진짜, 안철수는 무엇인가  빈섬 이상국 아시아경제 편집부장. 시인
AD

안철수의 리더십이나 협상력, 정치적 자질, 혹은 도덕적 순수성. 그런 것들이 생각보다 시원찮다면서 그를 비판하는 관점들이 있다. 세부적으로 고개 끄덕일 만한 대목이 없지 않다. 대통령이 되려면 그런 것들도 다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대선판에서 안철수에게 주목한 것은 그런 것들 때문이 아니었다. 안철수가 기존 정치의 한계를 넘어서서 이 나라의 미래를 열어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더 컸다.


이런 기대감은 기본적으로 그에게서 나왔겠지만, 딱 지금쯤 피어오름직한 역사적인 희망사항같은 것들이 그를 보면서 돋아올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것을 나는 '과거로부터의 자유로움, 정치로부터의 자유로움, 권위로부터의 자유로움'을 지닌 한 인간에게 나라의 미래를 맡기고 싶은 욕망으로 이해한다. 그 세 가지를 나눠서 생각해보자.

우리에게 진짜, 안철수는 무엇인가

첫째, 과거로부터의 자유로움 - 전쟁 이후의 분단사회, 고속성장한 산업화사회와 맞물린 독재 혹은 폭압정치를 거쳐오면서 생긴 상처는 지금도 우리 사회의 갈등의 바탕이 되어 있다. 그 해결이 과연 완결되었느냐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그 과거에 붙들려 미래까지 갈등에 헌납해야 하는 문제는,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들이다. 안철수는 그런 과거에 비교적 덜 붙들려 있다.


둘째, 정치로부터의 자유로움 - 이 땅의 정치가 민주주의와 국가 발전을 위해 기여한 바가 작지 않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그 정치가 상대 정당에 대한 지나친 적대감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은 짚고갈 만하다. 특히 광주항쟁과 정경유착 등으로 양대 정파간의 갈등이 내면화되면서 정책 사안별로 옳고그름을 따지는 이성적 정쟁이 아니라, 내편과 네편의 구별만 있는 진지전적인 당쟁이 고착화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서로 넘나들 수 없는, 상습적 대립의 정치시스템이 국가의 결정체계 전체를 후진국 상태로 붙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 후진 정치의 얽힌 고리에서 안철수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셋째, 권위로부터의 자유로움 - 노무현의 기억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그가 대통령이 되어 이 땅이 오랫동안 체질처럼 몸에 붙여온 권위의 습관을 상당 부분 떼어냈다는 점이다. 이 점은 대통령 의전체제를 엉성하게 만들었다든가, 오히려 무게감이 필요한 자리에서 경박한 처신을 했다는 비판도 받지만, 유연한 선택과 부드러운 리더십이 미래사회의 새로운 의사결정 방식과 문화 흐름의 중요한 소프트파워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의사와 첨단기업 경영자, 혹은 대학교수를 거치면서 성공한 아이콘으로 자신을 포지셔닝해온 안철수는. '콘서트'라는 형식의 토론 자리를 통해 스스로의 의견들을 설득력 있게 개진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가치를 높였다.


그는 권위가 아닌 진심으로 사람들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했고. 특정한 사람들이 아닌 많은 대중들의 생각을 중심으로 나라를 이끌 수 있다고 믿었고, 얽혀있는 과거를 재조직하는 정치가 아니라 글로벌로 뻗어가는 미래를 향해 방향을 잡고 시스템을 정비하는 그런 국정을 꿈꾸었던 것 같다. 이 미래형의 사유가 안철수를 띄운 핵심매력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단일화'라는 지극히 정치적인 프레임에 발 묶여 당황하다가, 후보직을 내려놓고 떠났다. 단일화는 집권 전략일 뿐, 절대적 가치가 아닌데도 그는 자신감 때문이었는지 자청하여 그 프레임에 맞춰 들어갔고, 결국 야당의 대표로 뛰는 문재인에게 양보하는 상황으로 몰렸다. 다리를 불 사르고 나온 결의는, 결국 여러 가지 모양새만 흠집내고 '용단'으로 불려야할 결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허탈감으로 다가온 것도 사실이다. 단일화 때문에 목숨을 끊은 한 국민의 이야기나 지지도 하락의 낌새가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들도 그의 결정에 어떤 방식이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향후 안철수의 길이 어떨지, 대선판에서의 영향력은 또 어떨지 섣불리 짐작하기는 어렵지만, 그것은 그야 말로 '정치'이거나 '개인 행보'일 뿐, 그가 지녔던 '3대 자유로움'의 표현은 유예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돌아봐야 하는 것은, 안철수 바람이 환기시켰던 그 자유로움들, 즉 과거, 정치, 권위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이젠 좀 더 미래지향으로 가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이 가능할까 하는 점이다. 안철수가 아니어도 좋지만, 그 중요하고 새로운 가치들은 포기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빈섬 이상국 <아시아경제 편집부장. 시인> isomi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1414:44
    좁을수록 인기?…수도권에선 중형 면적보다 소형 청약 '러시'
    좁을수록 인기?…수도권에선 중형 면적보다 소형 청약 '러시'

    분양가 상승 흐름으로 인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소형 면적이 중형보다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엔 소형 청약자 수가 처음으로 중형을 앞서기도 했다. 1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청약자 총 48만5271명 중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아파트에 21만8047명이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전용 60∼85㎡의 중형 아파트에 21만7322명, 전용 85㎡를 초과하는 대형 아파트에 4만9902명이 접수했다. 한국부동

  • 26.02.1311:00
    정부 발표 2시간 만에 한 단지서 신규매물 3건…갭투자 일시 허용에도 '관망'
    정부 발표 2시간 만에 한 단지서 신규매물 3건…갭투자 일시 허용에도 '관망'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를 재시행하기로 최종 발표한 이후 시장에선 매물을 내놓겠다는 다주택자의 문의가 늘고 있다. 무주택자가 세입자 있는 다주택자 집을 사게 되면 전월세 계약 종료 때까지 '일시적 갭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매물이 늘어나면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매수자들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 앞으로 매물이 더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관망하는 것이다. 서울 지역 아파트 값 증가율은 2주 연속

  • 26.02.1310:20
    "지금 아니면 이 가격에 못 사요" 사람들 몰리더니 '잠실 르엘' 보류지 완판
    "지금 아니면 이 가격에 못 사요" 사람들 몰리더니 '잠실 르엘' 보류지 완판

    잠실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이 내놓은 서울 송파구 '잠실 르엘' 보류지 10가구가 유찰 없이 첫 입찰에서 전량 낙찰됐다. 감정평가금액보다 5%가량 높은 기준가를 책정했음에도 40여명이 입찰에 참여해 평균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3일 롯데건설에 따르면 조합은 최고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전용면적 59㎡B 3가구와 74㎡B 7가구를 매각했다. 입찰 기준가는 59㎡가 29억800만~29억9200만원, 74㎡가 33억1800만~35억3300만원

  • 26.02.1211:20
    양천구 33평 24억 아파트 21억까지 떨어져…매물 풀리고 호가 하락
    양천구 33평 24억 아파트 21억까지 떨어져…매물 풀리고 호가 하락

    "인근 신축 아파트 33평(전용면적 84㎡)이 전에는 24억원에 호가가 형성됐어요. 그런데 양도세 중과 발표가 나오고 21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왔고 이젠 21억원에라도 팔겠다고 하네요."(서울 양천구 신정동 A공인)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이 확정된 이후 시장에선 체감할 만큼 다주택자 매물이 풀리고 있다. 수억원씩 호가를 낮춰 내놓거나 세입자가 있어 당장 정리하기 어려운 경우엔 위로금 명목의 웃돈을 주고 매각하

  • 26.02.1211:00
    2월 주택사업자 경기 전망 대폭 개선…"수도권 중심 가격 상승 기대"
    2월 주택사업자 경기 전망 대폭 개선…"수도권 중심 가격 상승 기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택 매매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사업자들의 경기 전망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5.3포인트 상승한 95.8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수도권의 경우 11.9포인트 올라 107.3으로, 비수도권은 16.0포인트 상승한 93.3으로 전망됐다. 해당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주택사업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 26.02.0307:05
    전문가 4인이 말하는 '의료 생태계의 대전환'[비대면진료의 미래⑥]
    전문가 4인이 말하는 '의료 생태계의 대전환'[비대면진료의 미래⑥]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4
    벼랑 끝에 선 '닥터나우 방지법'…플랫폼 규제 해법은?
    벼랑 끝에 선 '닥터나우 방지법'…플랫폼 규제 해법은?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3
    탈모·여드름 치료제만 급증…'처방전 자판기' 막으려면
    탈모·여드름 치료제만 급증…'처방전 자판기' 막으려면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2
    "집에서 진료받고 약 배송은 불가?"…'반쪽짜리' 제도
    "집에서 진료받고 약 배송은 불가?"…'반쪽짜리' 제도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307:01
    "환자 편의 높이되 더 안전하게"…하위법령 논의 착수
    "환자 편의 높이되 더 안전하게"…하위법령 논의 착수

    편집자주병원 진료를 위해 대기실에 긴 줄을 서는 대신 스마트폰 화면 속 의사를 만나는 시대. 비대면진료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 갈등 시기 한시적 허용과 시범사업 등을 거쳐 올 연말 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격오지와 취약계층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편리함과 함께 약 배송 금지에 따른 이용 한계, 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이 공존하고 있고, 의료계와 플랫폼업계, 환자단체 사이의 시각차 또한 여전히 팽팽하다. 의료산업의 패

  • 26.02.0511:23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박원석 전 국회의원(2월4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박원석 전 의원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원석 : 네,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오늘 장

  • 26.02.0314:25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2월 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정치, 지난주 토요일부터 오늘 오전까지 9개를 올렸습니다.

  • 26.01.2907:47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군멍군'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올 8월 전당대회를 향한 움직임이다. '8월 전대'는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를 넘어 여권의 권력 지형을 가르는 의미가 있다.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그의 정치적 힘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 여권 내 위상이 올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2028년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쥐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표가 된다면

  • 26.01.2811:24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이언주 "합당은 선거에 악재, 정 대표 행동 용서받기 어려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긴장감이 높아가는 흐름이다. '명청대전'이라는 말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최고위원회에서 직접 언쟁을 주고받았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회의에 불참하는 일도 벌어졌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세력 격돌이 서서히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그 한가운데 있다. 최근 이 수석최고위원과 두 차례 인터뷰했다. 지난 21일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해 1시간 인터뷰했고, 27일엔 전화

  • 26.01.2611:31
    윤희석 "오세훈 프레임 바꿔야", 서용주 "정원오 재료 좋아"
    윤희석 "오세훈 프레임 바꿔야", 서용주 "정원오 재료 좋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서용주 맥정치사회연구소장,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2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님과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두 분 모시고 최근 여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