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700달러선에 도달했던 애플 주가가 요즘 560달러(약 60만5920원)선에서 횡보 중이다. 이제 애플 주가의 상승 여부는 애플TV, 저가 아이폰, 터치스크린 맥 같은 신제품 아닌 중국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애플 주가의 향방을 중국 최대 이동통신업
체 차이나모바일이 쥐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가입자 7억명을 확보한 차이나모바일이 애플의 목표주가 1000달러로 가게 만드는 연료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모건스탠리의 케이티 휴버티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아이폰 출시에 나서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을 출시할 경우 애플 주가가 98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주가수익비율(PER) 14배를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RBC캐피털마켓 증권의 에이밋 데리야니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차이나모바일에서만 아이폰 1억~1억6000만대를 내년 판매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지금도 중국에서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을 통해 아이폰 판매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 이동통신업체의 가입자 수는 차이나모바일과 너무 차이 난다. 차이나유니콤은 2억3000만명, 차이나텔레콤의 경우 1억5000만명에 불과하다. 양사를 합쳐도 차이나모바일 가입자의 절반에서 조금 넘는다.
애플도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아이폰 판매에 나서고 싶지만 통신 기술 표준이 달라 불가능했다. 따라서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차이나모바일과 협력을 모색해왔다. 이에 차이나모바일이 3세대(3G)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개시를 준비하면서 아이폰 출시가 가능해지고 있다.
애플이 차이나모바일에 집착하는 것은 중국의 시장 규모 때문이다. 중국은 올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할 듯하다.
지난 9월 마감된 애플의 2012 회계연도 중국 내 매출은 1년 전보다 79% 증가한 2238억달러다.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나 된다.
미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로 접어들어 성장 여지가 적다. 그러나 중국은 다르다. 중국에서 휴대전화 가입자 중 스마트폰 소유자는 10%에 불과하다.
애플이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에 군림하기 위해서는 치워야 할 걸림돌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가격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90%를 장악한 저가 안드로이드 단말기와 경쟁하려면 지금 가격으로는 쉽지 않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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