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순 전남경찰청 경감, 12억 보험사기 적발로 1계급 특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보험사기가 중대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12억원 규모의 보험사기를 적발한 수사관이 화제다.
전남지방경찰청 보험사기전담반에 근무중인 박창순 경감은 영구미제로 남을 뻔한 살인 사건을 끈질긴 수사 끝에 '보험사기'임을 밝혀내, 최근 보험범죄방지 유공자 시상식에서 1계급(경위에서 경감) 특진하는 영예를 안았다.
박 경감은 지난해 10월 미해결 사건 서류를 뒤지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저수지에 차가 빠져 사망한 운전자의 사인은 약물중독. 하지만 그의 명의로 된 보험가입건수가 19건에 달했다. 계좌와 부동산 보유 내역 등을 추적한 끝에 사망자 전처의 내연남 계좌에서 가해자에게 2000만원이 흘러들어간 점을 포착했다. 또 전처에 대한 통화 발신 추적을 통해 그녀가 사고 지점 인근에 있던 내연남과 통화했다는 점도 파악했다. 사건 발생 6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
그는 "당시만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어 묻어뒀던 사건이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의심이 드는 게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고 재수사 배경을 설명했다.
박 경감은 평소 보험사기 적발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박 경감이 속한 전남지방청 보험사기전담반은 전국 경찰청에서 유일한 보험사기 관련 상설조직이다. 박 경감은 지난해 8월 신설된 전담반의 초대 반장을 맡고 있다. 5명으로 구성된 전담반은 그동안 보험범죄 21건을 적발하고 392명(구속 10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 경감은 "광주와 전남 지역 보험사기 손해율이 80%대에 달한다"면서 "전국 평균인 60% 후반을 능가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전담반을 꾸리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보험사기를 펼친 20대 초반의 조직폭력배들"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올 3월 대리운전기사와 결탁해 신호위반 차량을 들이받아 협박을 일삼다 박 경감이 이끄는 전담반에 적발됐는데 검거인원만 무려 127명에 달했다.
박 경감은 "우리 팀은 전남지역에서 보험업계의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라면서 "실종, 병사 처리된 건 중 보험사기를 의심할만한 내용을 추려 재수사하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4237억원으로 전년대비 13.1%, 적발인원은 4.5% 증가한 7만2333명을 기록했다. 특히 10대의 보험범죄 가담률이 지난해 62.5%나 늘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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