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껑충 오른 배추값에 불황까지 겹치면서 김치냉장고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19일까지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작년과 견줘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오프라인 대표 매장인 롯데하이마트의 김치냉장고 판매신장률도 지난해 대비 2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10월까지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작년과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이달 들어서는 예년에 비해 덜 팔리고 있다"며 "2010년에도 배추 한 포기 가격이 15000원까지 올라 그해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15%나 줄었던 적이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가전업계는 지난 2010년 같은 현상이 올해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소비심리지수(CSI)가 석 달 연속 100이하를 밑돌 정도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꽁꽁 닫고 있는 상황에서 배추,무 값 까지 오르면 김장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농촌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두 집 가운데 한 집은 김장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장 포기는 김치냉장고 잠재 고객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LG전자 관계자는 "11월이 김치냉장고 최성수기인데 경기 불황 및 배추값 상승 조짐으로 김치냉장고의 연간 판매량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프리미엄 제품의 선전으로 매출이 작년 대비 5% 정도 상승했지만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체 관계자도 "불황의 여파가 생각보다 큰 것 같다"며 "현재로선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토로했다.
김치냉장고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소비자를 붙잡기 위한 업체 간 판촉 경쟁도 치열하다. LG전자는 김치톡톡송, 김치 클래스, 김치유산균 강의 등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