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협상 성과 없이 종료... 사실상 '여론조사 + @' 무산 , 여론조사로 가닥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야권 단일화 후보 협상 재개 이틀째인 20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측은 14시간 30분 동안의 마라톤 협상을 했지만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이날 밤 늦게까지 경선룰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서 여론조사와 병행할 플러스 알파 방식은 사실상 좌초됐다. 협상은 21일 오전 9시에 재개하기로 했다.
문 후보측 박광온 대변인과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11시 30분에 협상을 마쳤다"며 "발표할 합의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양측 실무팀은 여론조사로 가닥을 잡았지만 세부사항에 들어가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문 후보측은 '적합도' 방식의 여론조사를 내세웠지만 안 후보측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가상 대결을 주장한 것이다.
우 단장은 이날 오후 8시 15분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문 후보측이 야권단일후보 적합도 문항을 요구하는 반면에 안 후보측은 경쟁력을 묻는 가상 대결 조사 방안을 요구해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 단장은 "문 후보측 오늘 오늘 중 타결을 위해서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안 후보측이 가상대결 고수해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기간을 두고 문 후보측 주중인 23~24일, 안 후보측 주말인 24~25일 선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와 병행할 것으로 예상됐던 '플러스 알파' 방식에 대해 양측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안 후보 측은 민주당 대의원과 안철수 펀드 참여자와 후원자를 모집단으로 하는 '지지층 조사'를 제기했지만 문 후보측은 인구구성 비율에 근거로 무작위로 표본추출하는 '공론조사' 방식으로 맞섰다. 우 단장은 "공론조사 방안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장외 공방전도 잇따랐다. 문 후보측이 우상호 공보단장은 협상 상황을 언론에 공개하자 안 후보 측은 문재인 후보 측의 사과를 요구하며 1시간 30분여간 협상을 중단시켰다.
협상공개에 대해 우 단장은 “억측이 많이 생길 수 있고 양측이 유리한 주장을 중심으로 언론에 흘려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투명하게 협상을 진행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민영 대변인은 “문 후보측에서 합의되지 않는 내용을 자의적으로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무엇을 묻는 것인가 미리 공개하는 것은 여론에 의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뢰를 깨자는 것인지 우상호 단장과 문재인 후보가 답해야 한다”며 “즉각 사과하고 진심과 성의를 다해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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