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오종탁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20일 각각 TV토론회에 출연해 전날 이뤄진 단일화 실무팀 협상의 내용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문 후보는 '언론플레이'로 규정하면서 강한 어조로 안 후보측을 몰아세운 반면 안 후보는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하며 논란을 피해갔다.
앞서 이날 오전 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협상팀간의 합의를 깨고 협상내용의 일부를 왜곡해서 언론에 브리핑한 안 후보측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그리고 재발방지책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전날 논의된 단일화 방식 협상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진행된 방송기자클럽 후보 초청토론 자리에서 "우리가 국민들께 감동을 드리는 단일화를 위해서 어제 다시 모여 앉았을 때 양쪽이 합의하기를 단일화 협의의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사전 약속을 했었는데 그 약속을 안철수 후보 쪽에서 깨고 언론에 알렸다"며 "그 점을 항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민주당의 인적쇄신은 안 후보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인데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문 후보는 "민주당 인적쇄신(이-박 퇴진)을 그쪽에서 새정치공동선언의 조건으로 요구를 해왔다"며 "그러고 났더니 '그것은 우리가 요구했던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말한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라며 안 후보측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간접적으로 토로했다.
문 후보는 한 발 더 나아가 "이제는 한달이 남은 것이 아니고, 불과 2~3일 남은 시점"이라며 "지금부터는 두 후보측이 단일화 협상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국민들에게 다 알리고 밀실이 아니라 투명하게 협상 전개해 나가자 하자"고 하며 단일화 방식 공개 협상을 주장했다.
반면 안 후보는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대선후보 초청토론회' 자리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인데, 일단 두 후보 지난 월요일 저녁 만나 협상팀에게 일임하자 합의했다"며 "협상팀에서 여러가지 협상과정에 있어 협상과정 중에 부분들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하진 않은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단일화 과정은 양쪽 지지층의 동의와 축복 속에서 한 사람의 후보가 선출이 되고 그 힘을 바탕으로 대선서 승리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더 매끄럽게 과정들 진행됐음 하는 바람"이라며 우회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안 후보는 협상이 불리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반전 카드가 있는 지에 대한 물음에도 "여론조사 보고 결정한 적은 없다.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오히려 협상 중단이라는 생각도 안했을 것"이라며 "그대로 계속 가다가는 양족 지지자들 중 한쪽이 떨어져나가 대선서 이길 수 없다고 보고 위기감 절박감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국민들이 든든한 지지기반 갖고 지금껏 믿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 방법론은 제가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역시 즉답은 피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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