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걱정할 것 없다. 서울이 나를 버리지 않는 이상 나도 서울을 떠나지 않겠다. K리그의 전설로 남겠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데얀(FC서울)은 올 시즌 2007년 K리그 데뷔 이래 최고의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시즌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이미 30골로 김도훈(2003년·28골)의 한 시즌 최다 골을 경신했다. K리그 최초 득점왕 2연패와 서울의 2년만의 K리그 정상 탈환도 눈앞이다. 어느덧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란 호칭까지 따라 붙었다.
18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시즌 전 이런 성과를 예상했는지 묻는 말에 "전혀 못했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나 스스로 전 시즌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24골을 넣었는데, 올 시즌은 더 많은 골을 넣으며 팀을 위해 헌신할 수 있었다"라며 "점점 더 완벽한 한 해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라고 밝혔다.
데얀은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골로 8월 성남전(3-2 승)과 9월 울산전(2-1 승) 버저비터를 꼽았다. 더불어 "부산 원정에서 오랜 시간 이기지 못했는데, 후반기 첫 경기에서 내가첫 골을 넣으며 2-0으로 이길 수 있었던 것도 기억난다"라고 말했다.
데얀은 앞선 여러 인터뷰에서 밝혀왔던 목표가 있었다. 바로 K리그와 서울에서 역사를 써내려가는 전설적 선수가 되겠다는 욕심. 실제로 데얀은 한 시즌 최다골, 외국인 선수 단일 시즌 및 통산 최다골(121골) 등을 경신해 나가고 있다. 두 번째 우승 반지까지 보인다. 어떤 의미에선 이미 이룰 것을 모두 이룬 셈이다.
그로 인해 일각에선 데얀이 조만간 중국 혹은 중동 클럽으로부터 거액이 동반된 러브콜을 받아 떠날 것이란 예측을 보낸다. 실제로 데얀은 올 시즌 초 한 중국 클럽으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았고, 이 때문에 서울 측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심지어 개막전 당시엔 '항명 파동'까지 겪기도 했다.
현재 데얀의 생각이 궁금했다. 이에 대해 데얀은 "팬 여러분은 걱정하실 것 없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난 K리그에서 지금도 전설을 만들어가는 중이고, 전설이 되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여섯 해를 보냈고, 가족들도 이곳의 삶에 만족해한다"라고 강조했다.
데얀은 "서울은 내게 제2의 고향"이라며 "축구 선수로서의 경력을 서울에서 마감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내게 서울과 K리그를 떠날 것이냐고 묻는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은 40라운드 현재 승점 87점으로 2위 전북 현대(승점 77)에 10점 차로 앞서있다. 20일 제주와의 41라운드 홈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정규리그 우승을 조기에 확정짓게 된다. 데얀은 제주전에 대해 "정말 기분 좋다"라며 "2010년 우승의 감격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무언가 미리 얘기하기보다는, 우승을 확정지은 뒤 기쁨의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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