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3인방에 대해 외국인과 기관이 정반대 행보를 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연비오류 사태 등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이달 이후 기관은 꾸준히 '매도'공세를 펼치고, 외국인은 꾸준히 '사자' 주문을 늘리는 형국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15일까지 가장 많이 판 종목은 단연 현대차다. 순매도 규모만 4015억원. 기아차도 257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해 두번째로 많이 판 종목에 이름을 올렸고, 현대모비스도 1233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11거래일 동안 세 종목에 대한 순매도 규모만 7827억원에 달한다.
반대로 외국인은 연일 러브콜을 외치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도 현대차다. 외국인은 5일과 15일 이틀을 제외한 9거래일 동안 매수 우위를 유지하며 3498억원어치의 현대차 주식을 쓸어 담았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에 대해서도 각각 1261억원, 650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는 이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주가는 이달초 연비오류 사태 등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세 종목 모두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최근 회복세로 돌아서 낙폭을 줄이고 있다. 한때 20만원 아래로 떨어졌던 현대차도 21만원대를 회복했고, 현대모비스도 10월 말 대비 3.4% 하락한 26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외국인 매수세가 가장 약했던 기아차는 이달 9.41%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하락으로 저평가 상태에 있고, 외국인은 이러한 가격 매력을 보고 매수세를 확대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2∼3년간 보여줬던 폭발적인 성장세를 다시 시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조 연구원은 "성장성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과거와 같은 성장잠재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며 "향후 3년간 현대차와 기아차의 형균 글로벌 성장률은 약 5% 정도로 과거 3년 평균치(15.3%) 대비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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