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학생 전체 8.5% 차지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학교 폭력 피해학생 10명 중 2명은 '자신도 학교폭력을 저지른 적이 있다'고 응답해 가해 경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학생은 초등학생이 가장 많았고, 학교폭력의 유형으로는 심한 욕설 등 언어폭력이 1위를 차지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8월부터 두 달간 실시한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전국 514만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실시됐다.
이번 조사에서 학교폭력의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 8.5%인 32만1000명이다. 이중 42.4%인 13만6000명이 2개 유형 이상의 중복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차 조사 당시에는 전체 응답 학생의 12.3%인 16만8000명이 피해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학교별로는 초등학생이 전체 11.1%인 13만4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중학생 13만6000명(10.0%), 고등학생 5만1000명(4.2%) 순을 보였다. 성별로는 남학생이 20만3000명(10.5%)으로 여학생 11만8000명(6.4%)보다 훨씬 많았다.
유형별로는 심한욕설이 19만건으로 전체 33.9%를 차지해 가장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물건(돈) 빼앗김 9만1000건(16.2%), 집단 따돌림 6만4000건(11.4%) 순이다. 이는 지난 1차 조사와 같은 순위 결과다.
특히 심한 욕설 등 언어폭력은 57%가 다른 유형의 학교폭력과 함께 발생했다. 1주일에 1~2회 이상 학교폭력을 당하거나, 학교폭력의 지속 정도가 4개월 이상 가는 등 심각한 피해도 전체 19.6%인 11만건에 달했다.
피해학생들은 46.4%인 14만9000명이 피해 경험 이후 '힘들었다'고 답했으며, 특히 '집단따돌림'(75.2%)과 '사이버 괴롭힘'(65%)에 대한 주관적 심각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학생의 24.2%인 7만7000명이 가해경험도 있다고 답했다.
학교폭력 발생장소는 주로 학교 안(61.6%), 일과시간 중(53.3%)이며, 피해사실은 가족(28.5%), 친구나 선배(19.1%), 학교(15.0%) 순으로 알렸다. 알리지 않는 경우도 25.7%나 됐다.
가해학생은 주로 무리를 지어서 학교폭력을 저질렀다. 여럿이 가해했다고 답한 비율이 62.6%, 혼자라고 응답한 비율이 37.4%다. 가해학생의 69.9%는 '피해학생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학생은 전체 17.5%인 64만4000명이다. 이중 66%가 신고하거나, 가해학생을 말리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으나 31.3%는 '모른 척 했다'고 응답했다.
교과부의 실태조사에는 시도교육청별로 제주(88.2%), 대구(86.6%), 경남(86.3%), 세종(83.6%) 등의 순으로 참여율이 높았다. 전북교육청은 온라인 조사에 불참하고 학교별 자체 서면조사방식으로 실시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내년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학기 중인 4월과 9월 연 2회 온라인 조사로 실시하고, 조사 대상을 학부모까지 확대할 것"이라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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