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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이 세계를 놀라게 하다…국산 슈퍼컴퓨터 시대 열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28초

'천둥'이 세계를 놀라게 하다…국산 슈퍼컴퓨터 시대 열어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슈퍼컴퓨터 '천둥'.[사진제공=교육과학기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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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초고성능컴퓨팅 시대가 본격 도래 하고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슈퍼컴퓨터 '천둥(CHUNDOONG)'이 전 세계 슈퍼컴퓨터 톱 500에서 278위를 차지했다. 초고성능컴퓨팅 분야에서 미국, 일본, 중국에 뒤처져 있는 우리나라가 마침내 이 분야에서 궤도에 오르는 기틀을 마련했다.


천둥은 기존 슈퍼컴퓨터에 비해 구축비용과 전력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인 슈퍼컴퓨터이다. 천둥은 12일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개최된 '2012 슈퍼컴퓨팅학술대회(SC)'에서 뽑은 세계 500위권((http://top500.org)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 톱500에 포함된 슈퍼컴퓨터는 ▲기상청의 해온과 해담(77위, 78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타키온 II(89위) 등 총 4대이다. '천둥'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에서 들여온 수입품이다. '천둥'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최초의 슈퍼컴퓨터인 셈이다.


◆국산 슈퍼컴퓨터 시대 열어 제쳐=일반적으로 슈퍼컴퓨터의 계산 속도를 평가하는데 사용하는 프로그램(린팩 벤치마크)에 이번 연구팀의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을 적용하고 실행해 측정한 천둥의 계산 속도는 무려 106.8테라플롭스(TFLOPS)에 이른다.


FLOPS(floating-point operations per second)는 컴퓨터 성능의 단위로 초당 몇 회의 계산을 수행하는지를 알려주는 척도이다. TFLOPS는 초당 10¹² 속도를 말하고 106.8테라플롭스(TFLOPS)는 초당 무려 106.8조 번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천둥의 규모를 3배로 키우면 기상청의 해담과 해온, KISTI의 타키온 II와 같은 수준의 성능을 달성할 수 있다. 구축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천둥은 인터넷이나 전자상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부품(CPU, GPU, 메모리, 마더보드, 인피니밴드 네트워크)과 연구팀이 자체 설계한 냉각 시스템을 이용해 제작됐다.


천둥의 노드 당 계산 속도는 1.907테라플롭스로 톱500에 올라간 클러스터 구조의 슈퍼컴퓨터 중 2번째로 빠르다. 특히 GPGPU 기술을 사용한 슈퍼컴퓨터 중에서는 가장 빠르다. GPGPU(General Purpose computing on GPU)는 고성능 컴퓨팅을 위해 GPU를 그래픽 처리 대신 일반적 계산을 위해 사용하는 기술이다. 많은 계산을 한꺼번에 수행할 수 있어 기존의 CPU보다 계산 속도가 빠르고 계산량에 비해 전력소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장점이 있다.


천둥은 다른 슈퍼컴퓨터들에 비해 적은 수의 노드를 사용해도 같은 성능을 낼 수 있어 구축비용이 절반 이하로 크게 절감되고 차지하는 공간과 전력소모도 현저히 줄어든다.


최근의 슈퍼컴퓨터는 대부분 여러 대의 컴퓨터(노드)를 빠른 속도의 네트워크로 연결한 클러스터 구조로 만들어진다. 천둥은 각 노드에 4개의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장착하고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을 적용해 이들 GPU를 효율적으로 일반적인 계산에 사용해 한 노드에서 많은 양의 계산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노드 당 성능이 높아짐에 따라 전력효율도 크게 높아진다. 천둥의 전력효율은 와트당 약 1870메가플롭스(MFLOPS)로 지난 6월에 발표된 Green500 리스트에서 세계 21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오는 14일에 새로 발표되는 Green500 리스트에서도 상위권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Green500 리스트는 세계 500위 슈퍼컴퓨터들을 전력효율에 따라 순위를 매긴 리스트. 매년 6월과 11월에 발표된다.


연구팀은 천둥의 설계를 바탕으로 국산 고성능 클러스터 시스템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서울대 이재진 교수(컴퓨터공학과)는 "우리나라의 슈퍼컴퓨터 연구개발은 톱500에서 돌아가며 1위를 하고 있는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슈퍼컴퓨터 강국들에 비해 매우 뒤쳐져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비용과 성능, 전력효율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자체 개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슈퍼컴퓨터 기술은 IT 분야의 원천기술, 타 과학기술분야의 기반기술이 되고 국가안보와 재난상황대처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독자적인 세계 최상위권 슈퍼컴퓨터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고성능컴퓨팅 육성에 나선다=우리나라 초고성능컴퓨팅 분야는 많이 뒤처져 있다. 연구·산업생태계 발전을 뒷받침하는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국가연구개발, 공공 서비스 제공, 산업기술개발 등에 초고성능컴퓨팅의 활용도 미흡하다. 국가연구 개발사업 중 초고성능 활용과제는 1.52%(예산기준)에 불과하고 민간 기업에서의 활용(KISTI 서비스 기준)은 36개 업체에 머무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3년부터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 실천에 들어간다. '국가초고성능컴퓨터 육성 기본계획'은 과학기술 발전과 국가 경쟁력의 핵심인프라인 초고성능컴퓨터를 국가차원에서 중점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이다. 지난 4월부터 진행해온 산·학·연 전문가 협의 및 전문기관의 기획연구를 통해 시안이 마련됐다.


초고성능컴퓨팅 3대 전략과 목표로 ▲신규수요 창출을 통한 초고성능컴퓨팅 활용확대 ▲세계 Top 10 수준의 초고성능컴퓨팅 서비스 기반 구축 ▲초고성능컴퓨팅 개발 역량확보 및 산업화 토대 마련 등이다. 이러한 전략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정책과제로서 ▲국가연구개발과 산업혁신에서의 초고성능컴퓨팅 활용 확대 ▲ 효율적인 서비스체제 구축 ▲전문인력 양성 등을 포함한 10대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TOP10 국가에 미국,중국,일본,이탈리아,독일=기상청이 보유하고 있는 '해온'은 크레이(Cray)사가 제작한 것으로 세계 77위 슈퍼컴퓨터이다. 성능은 316.4 TFLOPS이다. '해담'은 77위로 역시 크레이사가 만들었으며 성능은 해온과 같다.


KISTI가 보유하고 있는 타키온 II는 선(SUN)이 제작한 것으로 처리속도는 274.8TFLOPS이다. 이번에 개발된 국산 슈퍼컴퓨터 '천둥'은 서울대 매니큐어 프로그래밍 연구단이 만들었다.


전 세계 TOP10에 들어있는 슈퍼컴퓨터의 경우 일본과 중국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 회사가 만든 제품들이다. 1위는 미국이 가지고 있는 타이탄(Titan)으로 크레이사가 제작했다. 성능은 무려 17590.0TFLOPS에 이른다.


일본이 3위에 올라와 있는데 케이(K)로 불리는 슈퍼컴퓨터를 가지고 있다. 후지쯔(Fujitsu)사가 제작한 것으로 처리속도는 10510.0TFLOPS를 보여준다. 중국은 NUDT사가 만든 'Tianhe-1A'라는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2566.0TFLOPS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외 TOP10안에는 독일, 이탈리아가 이름을 올렸다. 모두 IBM이 만든 제품을 가지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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