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치' 스스로 종영 선언…'퐁당퐁당' 두고 볼 것인가

영화 '터치' 제작 현장(사진 맨 오른쪽이 민병훈 감독)제공 = 민병훈필름

[아시아경제 김재범 기자]‘퐁당퐁당’(교차상영)에 대한 극단적 피해 사례가 발생됐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터치’(제작 : 민병훈필름)가 개봉 일주일 만에 스스로 종영을 선언했다.

15일 제작사에 따르면 14일 ‘터치’ 주연배우 김지영과 지인 200명이 CGV오리에서 단체 관람을 하며 힘겹게 스크린 사수에 나섰지만 결국 서울 한곳을 포함해 전국 12개 극장에서 하루 1~2회 교차 상영이 결정됐다. 결국 연출을 맡은 민병훈 감독은 “상영 자체에 의미가 없다”며 배급사에 종영을 통보했다. 영화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3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 ‘TOP 10’에 처음 이름을 올리며 장기 상영 가능성이 제기됐고, 하루가 지난 14일에는 1302명이 관람하는 등 박스오피스 9위까지 한 계단 올라섰으나 교차 상영에 대한 피해에 고개를 숙이게 됐다. 민 감독은 “서울에 사는 한 지인은 영화를 보러 인천까지 갔다고 하더라. 이게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번 교차 상영 피해와 관련해 오는 21일 영진위 불공정 거래 조사 위원회가 열리며, 민 감독이 이날 참석해 소명할 예정이다. 종영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민 감독은 “관객에게 분명히 볼 권리가 있지만 나에게도 내릴 권리가 있다. 개봉 8일 만에 이렇게 불평등하게 상영하려고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세상에 어디 있나. 구걸하듯 극장에 하루 1,2회 상영해서 과연 하루 몇 명이 ‘터치’를 보겠나. 그것도 서울에서 딱 한군데 1회 상영이다”며 종영 결정 이유를 밝혔다.

배우 유준상 김지영 주연의 영화 ‘터치’는 행복한 삶을 꿈꾸던 한 가족에게 닥친 예기치 못한 사건과 놀라운 기적을 그린 휴먼드라마로 지난 8일 개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