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협의는 화기애애, 룰 협상은 치열한 신경전
새정치공동선언 합의문 15일 오후 발표할 듯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김종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의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13일 단일화의 첫 단계로 추진한 '새정치 공동선언(공동선언)'에 사실상 합의하고 룰 협상에 착수한 데 이어 14일에는 정책실무팀이 첫 회동을 갖는 등 단일화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 하지만 문 후보가 "악마는 디테일 속에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한 것처럼 두 후보 측은 단일화 방식을 놓고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협상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양측 경제복지ㆍ통일외교안보 정책협상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 식당에서 상견례를 갖고 정책 조율을 위한 협의에 나섰다. 두 후보 측의 정책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을 반영하듯 회의장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했지만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문 후보 측 이정우 경제복지 정책팀장은 "정책연합에 바탕을 둔 후보단일화는 전인미답의 길을 가는 것"이라며 "정책에 소소한 차이는 있겠지만 큰 줄기가 같은 만큼 두 개의 강이 합쳐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 측 장하성 경제복지 정책팀장은 "큰 틀에서는 같은 방향"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향에서는 차이가 있다"고 말해 문 후보 측과 온도 차이를 드러냈다. 안 후보 측 이봉조 통일외교안보 정책팀장도 "공통점이 많지만 또 차이도 없잖아 있다"고 말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양측의 단일화 룰 협상팀도 전날 첫 회의를 열고 단일화에 앞서 TV토론을 하기로 합의하는 등 본격적인 밀고 당기기에 돌입했다. 이들은 ▲'아름다운 단일화'를 위한 상호존중의 정신 견지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매일 오전 10시 회의 개최 ▲합의 결과는 공식발표하되, 공식발표 이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신사협정을 체결했다. 또 익명의 관계자 발언은 공식 입장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는 점도 명기했다.
단일화의 승패를 결정지을 테이블인 만큼 기싸움과 탐색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문 후보 측은 단일화 논의를 '협상'이라고 표현했으나, 안 후보 측은 '협의'라고 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전날 안 후보 측 조광희 협상팀장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이기는 단일화를 위해 애쓰겠다"고 '경쟁력'을 앞세워 문 후보 측을 압박하자, 문 후보 측 단일화 실무단 멤버인 김기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승리에 기여하는, 국민 동의가 가능한 방식으로 가야 한다. 여론조사로 가면 본선이 위험하다"고 맞받아쳤다.
13일 가합의를 이룬 공동선언은 이르면 14일, 늦어도 15일에는 두 후보가 만나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가합의된 선언문에는 쟁점이 됐던 정당개혁 방안이 명문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 정원 축소'와 관련해서 안 후보 측의 '축소' 주장과 문 후보 쪽의 '정수 조정' 주장을 병기하는 방식으로 조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쟁점이었던 국민연대의 방향은 '신당 창당'이나 '새정치연합' 등의 구체적인 표현 대신 대선 기간 두 후보 지지자들을 크게 모아내는 선거연대를 펼치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실무팀장은 이날 오후 마지막 회동을 갖고 합의문을 최종적으로 가다듬을 예정이다.
이윤재 기자 gal-run@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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