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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보류 왜..시장 "이해안되는 처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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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활성화 심리적 지렛대 무산"..정치권 무사안일 비난 이어져
재건축 부담금 유예 수혜대상 제한적..강남 일부 저층단지 기대
예산 근거 없이 뉴타운 매몰비용 지원만 확대 실효성 논란 커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정부가 수정 제시한 '분양가 상한제' 개정 법안마저 국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실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밀려 실낱같은 희망이 비쳤던 시장 활성화 대책이 저만치 멀어졌다는 점에서다. 재건축부담금 2년 유예, 뉴타운 매몰비용 지자체 지원 근거를 마련한 개정법안이 통과됐다고는 하지만 이들 법안이 시장에 온기를 불어 넣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영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됐다. 대신 재건축 부담금을 2년간 유예해주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법' 개정안은 계류처리로 가닥을 잡았다가 이날 밤 늦게 재논의된 끝에 가까스로 통과했다.


◆분양가상한제 보류, 왜?= 이날 심의 대상에 오른 주택법 개정안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을 보금자리주택과 공공택지에 건설되는 공공ㆍ민영아파트, 집값 급등 우려지역에 건설하는 아파트로 한정하고 나머지 지역에 적용하지 않는 내용이 골자였다.

국토해양부는 의원입법을 통해 상한제 폐지를 추진했다가 번번이 좌절되자 지난 10월 정부입법으로 돌아섰고, 내용도 '탄력 운영'으로 상당 폭 완화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강남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특혜 조치라며 한 발 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09년 의원 입법으로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처음 제기된 이후 정부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정책에 포함시키고, 의원 입법으로도 두 차례 추진했지만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재건축단지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수정안을 정부입법 형태로 냈는데 이것마저 통과가 안되니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전문가들도 시장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는 심리적인 지렛대 마련이 무산됐다며 정치권의 무사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신규 분양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재건축단지 사업에 대한 기대심리가 꺾인 만큼 장기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저렴한 분양가를 책정해야만 팔리는 구조로 바뀐 지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데다 앞으로도 추세가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상한제 유지를 주장하는 목적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입법기관이 행정기관의 정책방향을 완전히 무시한 느낌"이라며 "업체들 스스로 분양가를 상한제보다 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소장은 "시장 침체기에 건설사에서도 제 분양가를 다 못받고 있는 데 (분양가 상한제를)유지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치권에서)시장 상황을 모르는 것인지 답답할 뿐"이라고 푸념했다.


◆재건축부담금 유예 효과 제한적=전문가들은 재건축부담금 유예, 뉴타운 매몰비용 지원 여력 확대 등 조치가 거래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침체된 재건축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의적절하지만 2014년까지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야하는 만큼 시간이 촉박하고 수혜단지가 제한적"이라며 "재건축단지 시세가 활황기와 비교해 35%나 하락한 상태로 제도 폐지,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만 부과하는 등의 축소 적용을 논의해야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개포주공, 둔촌주공, 가락시영 등 강남권 저층 단지들이 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용적률 상향조정을 통해 면적 증가에 따른 개발이익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전국 약 120개 재건축 단지가 일단 면제 대상에 포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혜택을 보게 될 경우는 이보다 훨씬 적을 가능성이 크다. 초과이익이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부담금이 부과되는데,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재건축을 통한 큰 폭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2006년 재건축 부담금 제도가 시행된 지 5년만인 2010년 10월 서울 중랑구 정풍ㆍ우성 연립에 대해 부담금이 첫 부과된 후 2년여간 부담금이 부과된 단지는 거의 없다. 송파구 이화연립 정도가 가구당 38만원이 부과된 정도고 같은 구의 동양ㆍ해왕 연립 등은 모두 초과이익이 3000만원을 밑돌아 부과대상에서 제외됐다.


뉴타운 취소과정에서 추진위는 물론 조합설립인가 취소 단지들까지 매몰비용을 지원받게 되면서 사업지 내 이해관계는 더 복잡해지고 있다. 서울시는 출구전략에 속도가 붙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해당 자치구에서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여의치 않아 실효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사업지 관계자는 "국비 지원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 대상만 늘려 기대감만 커지고 사업지마다 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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