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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10년' 개성공단, 아직도 변덕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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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근로자 5만명 넘어…최근 稅폭탄으로 기업들 곤욕

'햇볕 10년' 개성공단, 아직도 변덕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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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10년 전인 2002년 11월 13일, 북한 당국이 개성 시가지에서 10㎞ 정도 떨어진 일대를 개성공업지구로 지정했다. 앞서 2년 전 남측의 현대아산과 북한이 함께 공업지구를 개발하기로 합의서를 체결한 후 구체적인 청사진이 처음 나오는 순간이었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지정한 지 일주일이 지난 20일 당국 차원의 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 5개 장으로 구성된 개성공업지구법을 채택해 며칠 후 발표했다. 북한 당국의 일처리는 예상보다 신속했다. 협상에 참여했던 남측 관리 사이에선 "북한이 개성공단 개발을 남북경협의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듬해 6월 착공해 2004년 입주기업이 만든 첫 생산품이 출고됐다. 북한 체제나 남북관계의 특수성 탓에 기업활동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개성공단은 지속적으로 외형을 키웠다.

통일부에 따르면 13일 현재 공단 입주기업은 123개로 2005년 본격적으로 공단을 가동한 후 누적생산액은 18억2119만달러('12. 8월 기준)에 달한다.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으로 남측 당국이 내린 대북제재(5ㆍ24조치)에도 개성공단의 숨통을 끊지 않은 건 남과 북 모두 어떤 상황에서도 개성공단을 유지하려 한다는 걸 보여준다.


'햇볕 10년' 개성공단, 아직도 변덕날씨


공단 가동이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크고 작은 마찰도 생겼다.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통일부가 최근 조사한 경영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입주기업 3곳 가운데 1곳은 북한 당국의 기업활동 간섭정도가 지나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주요 애로사항으로 북측 근로자에 대한 통제권 부족이나 인터넷 등 통신 불편, 낮은 생산성 등을 꼽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생산성이 높은 근로자를 원하는 곳에 쓸 수 없거나 인센티브를 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경영하는 입장에서 노무관리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꾸준히 인력공급이 늘면서 북측 근로자는 5만명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2만명 가까이 모자라 공장 가동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기업들은 주장한다.


최근 들어서는 북한 당국이 일방적으로 입주기업에 세금을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 북한은 지난 8월 '회계 조작시 조작액의 200배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 '소급과세 금지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세금규정 시행세칙을 정해 통보했다. 공단운영에 필요한 내용을 남북이 같이 정하자는 원칙을 무시한 행동이었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9개 업체에 부과한 세금만 16만달러, 이 가운데 2곳이 1만7400달러 정도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유럽연합(EU)과 미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받는 것도 남겨진 과제다. 협정 발효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할지를 가리는 이 일은 북한이 폐쇄적인 대외정책을 고수하면서 현재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EU와 이 문제를 논의하고 온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우선 EU측에 개성공단의 상징성과 현재 외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점을 이해시키는 데 주력했다"면서도 "북한 내부의 정세를 감안해 결정할 일인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개성공단은 총 3단계, 800만평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었다. 현재 100만평 정도만 운영중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 더 커질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입주기업 역시 기숙사나 탁아소와 같은 편의시설을 늘려 북한 근로자를 한명이라도 끌어들이는 게 남북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성공모델"이라며 "남북관계가 개선돼 현재 공단이 확대되고 나아가 제2, 3의 개성공단을 만든다면 다시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선순환 효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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