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 안돼...삼성-애플 소송에는 영향 없을 듯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HTC가 지난 2010년부터 이어져 온 애플과의 특허 분쟁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가 삼성-애플 소송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피터 초우 HTC CEO는 공동 성명을 내고 양사가 지금까지 진행해 온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해 향후 10년간 특허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팀 쿡 CEO는 "HTC와 합의에 도달해 기쁘다"고 말했다. 피터 초우 CEO도 "HTC는 애플과의 분쟁을 해결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양사의 특허 라이센스 계약 체결은 애플이 HT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애플은 지난 2010년 3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HTC가 자사 특허 10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ITC는 2011년 6월 HTC가 애플 특허 2건을 침해했다고 판결하며 HTC 제품의 미국 수입 금지를 명령했다.
HTC가 이번에 애플에 지급하기로 한 로열티 금액 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애플의 특허 공격에 부담을 느낀 끝에 합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HTC가 최근 스마트폰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애플의 공격을 더이상 버티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삼성-애플 소송과 관련해서는 이번 합의가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차지하는 등 시장 점유율이 탄탄하다. 미국을 제외하고는 영국, 네덜란드 등 제3국에서는 애플이 계속 패소하는 등 삼성전자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서둘러 특허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해야 할 필요성이 낮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HTC는 최근 스마트폰 사업이 지지부진한 데다 소송 압박까지 거세지면서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양측의 합의는 힘의 균형이 팽팽한 삼성-애플 소송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해 삼성-애플 소송은 앞으로도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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