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미국 시간으로 6일 치러진 미국의 45대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에 성공하면서 국내증시의 '오바마 수혜주'로 지목됐던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오바마 대통령 재선시 전기전자(IT), 제약(헬스케어), 자본재(부동산 투자) 등의 성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했다.
7일 보합권에서 갈팡질팡하던 코스피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해진 오후 들어 재차 상승 전환했으나 상승폭을 키우지는 못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데 오후 2시께 IT는 0.5% 가량 상승세다. 삼성전자가 상승 전환해 0.30%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LG디스플레이(3.42%), 삼성전기(0.43%) 등도 상승세다.
오승훈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미국 IT 업계는 전통적인 민주당의 지지기반"이라며 "IT주의 동조화 경향과 IT시장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는 국내 IT기업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집권시 제약주의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봤다. 김기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바마 행정부는 제네릭의약품에 관한 규제 완화 및 정부차원의 지원을 통해 제네릭의약품 사용을 확대시켜 국가의료제도 전반에 걸쳐 비용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오바마 연임시 의료제도 개혁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지난 오바마 임기 내 상승세를 감안하면 제약주의 경우 재선에 따른 긍정적 영향보다는 실패시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관련 국내 대표주인 셀트리온은 현재 2%대 오름세다.
법인세 인하 및 해외 생산시설 국내이전 기업 지원 등 제조업 육성책이 추진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국내 기계·설비 업종 역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 육성 수혜주로 꼽힌 현대위아(0.61%), 와이지-원(1.55%), 일진다이아(2.09%), 동일금속(6.25%) 등은 1~6%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주택경기 회복에 따라 DII(밥캣) 실적 턴어라운드 본격화 기대가 커질 두산인프라코어(0.30%)를 비롯해 굴삭기용 롤러전문 제작 업체 진성티이씨(1.50%), 미국 온수기 시장 점유율 2위 업체 경동나비엔(4.26%) 등도 주목받고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바마의 재선과 민주당의 선전은 현재 진행 중인 양적완화(QE)정책의 연속성이 유지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오는 2014년 1월31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재지명 가능성도 커졌고, 이에 따라 연준 내 비둘기파의 기득권 유지를 통한 통화완화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 팀장은 "정책의 연속성을 반영하는 유동성 효과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철금속 관련주인 고려아연, 풍산 등의 강세국면을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해당 종목들은 현재 각각 3.81%, 2.11%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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