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야후코리아의 철수는 더 큰 계획의 서막일 지도 모른다. 취임 이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가 야후의 인력규모를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줄이려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오랫동안 근무한 야후 직원들과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투자자 마크 안드레센 등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메이어 CEO가 앞으로 인력감축에 서서히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약 1만8000명인 정규직과 계약직 수를 최종적으로 1만명 이하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메이어는 지난 7월에 취임했을 때부터 현재 인력을 대폭 줄여야 함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월가 전문가들과 내부직원들이 모두 예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 시기와 방식이다. 적어도 지금은 메이어 CEO는 한번에 대규모 감원을 실시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의 야후처럼 한번에 수백·수천 명을 내쫒는 방식은 메이어의 인사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메이어가 인력감축을 통한 비용절감 문제에 대해 마치 외과수술처럼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고 전했다.
야후가 지난 3분기 실적에서 기대 이상의 좋은 성과를 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점진적인 정리해고 단행 역시 단점이 있다. 감원이 언제 끝날 지, 누가 대상이 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메이어의 감원계획은 시동이 걸린 상태다. 지난달 야후코리아의 철수로 200명이 감축된 것이 그 첫 사례다.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메이어는 어느 부문의 인력을 감축할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남겼다. 바로 “2015년까지 야후를 모바일 중심 기업으로 변모시키겠다”는 비전을 밝힌 부분이다.
현재 야후는 웹 기반 포털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애플 아이폰의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익숙하지 않다. 메이어는 이들 개발자 인력의 절반이 모바일 개발자 인력으로 대체되기를 원한다. 야후 개발자들은 해고되고 싶지 않다면 빨리 모바일 앱 개발을 배워야 할 상황인 셈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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