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그리스의 긴축 재정안 의회 표결이 7일(한국시간 7일 오후) 의회에서 표결로 결정된다. 이에 반발하는 그리스 양대 노총이 총파업에 들어가는 등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양대 노총인 노동자총연맹(GSEE)과 공공노조연맹(ADEDY)이 주도한 이번 파업으로 아테네 지하철과 버스가 멈추는 등 대중교통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아테네 국제공항 관제사들이 3시간여동안 파업을 벌이면서 항공편 운항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긴축에 항의하는 시위대 1만6000여명은 아테네 도심을 행진한 후 의사당 앞 산티그마 광장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굴복하지 말라', '이번 파업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에 동참했다. 다만 최루탄 발사와 같은 폭력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긴축안은 공공부문 민영화와 재정지출 감축, 세금 인상 등을 통해 2014년까지 모두 135억유로(약 18조9000억원)의 정부지출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긴축안의 골격은 지난 8월부터 정부내 협의를 거쳐 완성됐으나 국외 채권단인 트로이카가 연금 삭감 등을 추가로 요구해 수정 작업을 거쳤다.
이 긴축안이 통과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의인 '유로그룹'은 다음주 열리는 회의에서 315억유로(약 44조10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제공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그리스의 부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출금리를 삭감해주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실행중인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그리스의 대출금리는 유로존의 은행간 평균 대출금리보다 1.5%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묶여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긴축안 통과를 전제로 이 비율을 0.8%포인트로 낮춰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오는 16일로 예정된 50억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자금 상환시기를 연장해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써는 크지 않은 표차로 긴축안이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연립정부 내부의 이견이 커 끝까지 지켜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연립정부에 참여한 소수당인 민주좌파는 노동부문의 개혁에 반대하고 있고 다른 소수당인 사회당도 공기업 민영화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그리스 의회의 긴축안 표결에 대한 불안감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그리스를 비롯한 주변국 국채 가격은 상승(수익률 하락)했다. 이날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63%포인트 급락한 17.22%에 거래됐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각각 0.01%포인트씩 내린 4.89%, 5.66%를 기록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