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우리나라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항공기가 페루 정부에 수출됐다.
코트라 산하 방산물자교역센터는 7일 페루 국방부와 약 2억달러 규모 'KT-1'(기본훈련 항공기) 20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공급자로 참가한 이번 계약은 정부 간 거래방식으로 진행됐다.
페루 현지에서 열린 계약 체결식에는 한국 측을 대표해 오영호 코트라 사장과 노대래 방위사업청장, 김홍경 KAI 사장 등이 참석했다. 페루 측에서는 우말라 대통령을 비롯해 오따롤라 국방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KT-1은 국방과학연구소와 KAI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독자모델 항공기다. 기동성과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0년부터 100여대의 KT-1 계열 항공기가 대한민국 공군에 인도돼 기본훈련기와 경공격기로 사용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터키에 수출하기도 했다.
코트라는 이번 수출에서 KAI를 대신해 직접 페루 정부와 프로젝트의 계약 당사자로 서명했다. 이는 최근 국제 방산시장에서 페루 등의 구매 국가들이 방산물자의 투명한 거래와 기술이전 및 교육협력 등 수출국과의 협력증진을 이유로 정부 간 거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번 수출 계약은 페루 공군이 1980년대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브라질 엠브레어의 노후된 'EMB-312' 훈련기를 교체하면서 이뤄졌다. 사실상 브라질이 독점하고 있는 중남미 항공기시장에 한국이 처음으로 진출해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이번 KT-1 수출은 코트라가 페루의 대규모 국책사업에 참가해 최첨단 기술의 복합체인 항공기 수출의 중남미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한-페루 간 기술이전ㆍ교육훈련ㆍ경제협력을 통해 양국 간의 관계가 보다 공고화되고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한단계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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