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삼성전자가 경기도 화성에 만들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17라인 완공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인한 비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와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부품 다변화 전략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화성 17라인의 공사 속도를 늦추고 있으며 준공시기도 당초 내년 말에서 더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 화성 17라인은 비메모리 반도체 전용 생산라인으로 지난 6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총 공사금액도 수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공장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 등의 수요에 대비해 이뤄진 결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와 더불어 애플의 수요 이탈 움직임이 겹치면서 삼성전자가 투자를 조정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AP칩을 전량 생산해 왔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삼성과의 특허권 소송 등을 전후로 삼성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자사의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5에서 삼성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은데 이어 대만 TSMC에 AP를 주문해 시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부품 공급회사를 바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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