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 "사실무근"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한국 망명설에 휩싸였다. 후계구도에서 밀려나 중국 등 해외를 떠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은 동생 김정은이 올해 북한 최고지도자로 등극하면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최근 들어선 주로 머무는 곳으로 알려진 마카오에서조차 종적을 감춘 데다 '김정남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았다'는 북한 간첩의 진술이 나왔던 터라 그의 행방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았다.
일본 고베대학에서 한반도 등 지역정치를 연구하는 한 교수는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김정남이 한국으로 망명했다는 설이 있는 것 같다"고 적었다. 이후 몇시간 만에 '사실이 아닌 것 같다'는 내용을 덧붙이긴 했으나, 김정남에 대해 관심이 높은 일본 내에선 순식간에 이 소식이 퍼졌다. 우리 정부의 안보부서 당국자는 이번 '한국망명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김정남은 지난해 사망한 김정일과 성혜림 사이에 태어났으며, 현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이복형이다. 그가 북한의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정치ㆍ경제노선과 관련한 부친과의 불화 등이 주요 이유로 거론된다. 2001년 위조여건으로 일본에 들어가려다 강제추방된 사건이 계기가 돼 밀려났다는 얘기도 있다.
김정남은 지난해까지 일본 등 외국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끔씩 행방이 공개돼 왔다. 그러다 지난해 김정일 사망 후 종적을 감춰 각종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김정남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은 일본 언론인 고미 요지 씨에 따르면 김정남은 올해 1월 보낸 이메일에서 "이 세상에서 정상적 사고를 가진 인간이라면 3대세습을 추종할 순 없을 것"이라며 "(후계자 교육이)2년도 못 된 어린 세습 후계자가 어떻게 이어갈지 의문"이라고 적었다.
앞서 김정남의 사촌형이 한국에서 피살된 데다 최근 구속된 북한 보위부 공작원이 김정남을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았다는 진술도 나온 적이 있어 우리 당국을 비롯해 중국도 김정남의 신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부처 관계자는 "(김정남의 신병에 대해)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북한의 후계자로 거론됐고 여전히 영향력이 있다는 소문이 있는 만큼 꾸준히 관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들어선 러시아와 싱가포르 등을 다니며 외자유치를 위한 활동을 한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대부분 확인되지 않는 '설' 수준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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