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차기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조중연 회장은 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며칠 전 축구협회 임직원들에게 말씀드린바와 같이 차기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다"며 "향후 회장 선거가 공명정대한 절차와 과정으로 국내 스포츠계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맡은 바 임무를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1998년 전무이사로 축구협회와 인연을 맺은 조중연 회장은 2009년 경선을 통해 사상 첫 선수 출신회장으로 취임했다. 재임 기간 동안 2010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을 비롯해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우승,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 3위(이상 2010년), 런던올림픽 동메달(2012년) 등 굵직한 성과를 함께했다.
거듭된 영광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행정력은 끊임없이 조 회장의 입지를 흔들었다. 지난해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 과정에서 불거진 밀실행정 논란과 비리 직원에게 거액의 위로금을 지급한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수년간 동고동락 해온 김진국 전 축구협회 전무의 사퇴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일본 축구협회에 저자세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거센 비난에 시달렸다. 이후 조 회장은 지난 17일 축구협회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불출마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조 회장은 "행정적으로 미흡한 점도 있었고 국회 출석 요구를 세 번이나 받는 등 안타까운 일이 많았다"면서 "여러 모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개선돼 나갈 것으로 믿는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외부에 기대어 축구계를 흔드는 일이 내부로부터 비롯된 점은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가 한 시대를 접고 한국 축구의 새 전환점을 열어가는 중요한 과정임을 인식하고 많은 협조를 당부드린다"며 "여러모로 부족한 저를 믿고 따라준 축구인과 많은 분들께 고마움을 느낀다. 한국 축구의 중단 없는 전진과 발전을 기원한다"라며 말을 맺었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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