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지면서 방한용품 매출이 반짝 증가했다. 업계 전반에 걸친 불황의 여파로 소비 심리가 잔뜩 위축된 가운데 올겨울 강추위에 패션업계는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앞다퉈 방한의류를 내놓고 이색적인 방한용품을 국내에 새롭게 선보이는 등 월동준비에 한창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진 최근 보름간 옥션에서 방한용 패션 아이템 판매량이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특히 난방비를 아낄 수 있는 다양한 이색 상품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지난 주말(26~28일) 3일간의 매출을 집계한 결과 '휠라 골드다운재킷'을 비롯한 전체 다운재킷류의 매출이 전주 동기간 대비 약 50% 증가했다.
휠라 관계자는 “가을이 짧아진 데다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면서 겨울철 대표 의류 아이템인 다운재킷을 찾는 소비자가 급격히 늘었다”면서 “이번 주 중반부터 최저기온이 영하에 가깝게 떨어지며 올겨울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기상청의 예보에 특히 가벼우면서도 방한 효과가 좋은 중량급 이상의 다운재킷이 단연 인기”라고 말했다.
다운재킷뿐 아니라 동내의 매출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속옷 브랜드인 휠라 인티모의 겨울 내의류도 같은 기간 매출이 전주 대비 41% 늘었다.
비비안에서도 내복 판매량이 증가해 지난달 판매된 남녀 내복의 양은 작년에 비해 40% 이상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월 셋째 주부터 반짝 추위가 찾아오면서 내복을 찾는 사람은 더욱 많아졌다.
김지훈 비비안 상품기획팀 팀장은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온도를 기록했던 셋째 주에 판매된 내복은 그 전주에 비해 22% 증가했다”며 “올해는 11월부터 이른 추위가 찾아온다는 예보가 있어 예년에 비해 15% 정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스·덕 다운재킷 및 내복 등 겨울철 패션 용품의 매출 호조 현상은 추위가 본격화되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류 업계의 전반적인 매출 부진을 만회할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겨울 한파를 등에 업고 새롭게 선보이는 이색적인 방한용품들도 있다. 추위가 몰려오는 올겨울이 브랜드 론칭의 최적기라 보고 있는 것.
여름 신발의 대명사 '핏플랍'을 국내에 도입한 넥솔브는 올겨울 집에서 신는 부츠라는 새로운 개념의 '하우스 부츠'를 론칭했다.
핏플랍 관계자는 “올겨울이 춥다고 하는데 불황에 난방비도 아낄 수 있는 '하우스 부츠'라는 제품을 처음 선보이게 됐다”면서 “'베스룸 에스레틱스'는 신었을 때의 감촉이 폭신폭신하고 따뜻해 겨울철 집 안에서 신기에 더없이 좋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남성셔츠 브랜드들도 겨울용 신상품을 내놨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S.T.듀퐁에서는 프리미엄 기모 셔츠를 선보였다.
체크 패턴과 컬러, 보온성까지 한층 업그레이드된 프리미엄 기모 셔츠는 기존의 기모 셔츠가 주는 두께감을 최소화하고 보온성을 높여 자칫 부해보일 수 있는 기모 셔츠의 단점을 보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올해 매출이 부진했지만 패션매출은 대부분 가을·겨울에 나온다”면서 “올겨울 날씨가 4분기 매출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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