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고가 귀족학교면 노조원은 귀족이냐"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자율형 사립형인 하나고등학교에 대한 외환은행의 257억여원 출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사진)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김승유 이사장은 31일 "하나고는 사회적 배려대상자를 지원하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세워졌다"며 "장학금, 지원 등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고를 귀족학교라고 폄훼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이사장이 하나금융 퇴임이후 공식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이사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외환은행 노조의 하나고 비난과 관련, 이같이 해명하고 "고3학생들의 수능이 다음주인데 하나고 학생들이 대학 수시입학 등에서 불리한 취급을 받으면 그 아이들의 학생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저를 개인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개의치 않지만, 좋은 취지로 시작한 교육사업과 졸업할 학생들이 피해를 받는 것은 막기 위해 이렇게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하나고는 지난 3월 퇴임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이사장으로 재임 중인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다. 하나금융의 자회사인 외환은행은 교육사업 지원을 통한 사회 공헌을 명분으로 이사회를 개최해 기본재산 250억원과 운영지원금 7억5000만원을 출연키로 결정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외환은행의 이같은 결정이 배임이라며 금융위원회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김 이사장은 기금 출연과 관련해서 "250억원을 그대로 받는 것이 아니라 250억원의 예금으로 발생하는 이자 8~9억원을 지원받겠다는 것"이라며 "하나은행이 하나고에 기부금을 냈던 것처럼, 지주 소속인 외환은행의 금액을 받는 것으로, 강제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고는 하나금융그룹 소속 직원의 자녀가 2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내년부터는 외환은행 임직원의 자녀도 입학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하나고를 비난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원들이 그때 가선 어떻게 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하나고 측에서는 사회공헌을 위해 설립했다고 주장하지만, 하나금융 직원의 자녀도 일정 비율 뽑고 있는 데에 대한 비난여론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처음 하나고를 설립할 때에는 임직원 자녀 비율이 30%였지만, 사회적 배려대상자와 같은 비율로 뽑기 위해 20%로 줄였다"며 "포항제철고는 임직원 자녀 비율이 60%, 하늘고는 공항공사 자녀 비율이 50%로 하나고에 비해 높다"고 해명했다.
만약 금융당국 등의 법률적 검토결과, 외환은행의 하나고 지원을 막는다면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하나고는 지원을 받는 대상이기 때문에 특별히 답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하나고는 본인들의 명예를 훼손한 외환은행 노조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윤교중 하나고 이사는 "외환은행 노조를 대상으로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등을 변호사와 상의해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IT통합, 카드분사 등과 관련해 노조와 마찰을 빚는 상황에서 법적대응까지 더해진다면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합병정책과 하나고 출연 문제는 전혀 다른 것"이라며 "통합 관련 부분은 하나금융 측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답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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