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장세서도 삼성전자·웅진홀딩스 비중 늘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위기에서 투자기회를 찾는다' 주식시장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지만 이 투자법을 실천할 수 있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흔하지 않다. 그러나 외국인은 하반기 들어서면서 한차례 위기를 넘긴 삼성전자와 웅진홀딩스에 투자, 박스권 장세 속에서도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분기부터 50% 아래로 떨어졌던 삼성전자 외국인 주식보유비율은 이달들어 50.72%까지 증가했다. 외국인의 매수 타이밍은 지난 8월27일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1심 판결을 전후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지난 29일까지 두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1조1183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모두 9.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는 1.37% 하락한 것을 감안, 하락장세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호실적을 기대했으나 미국에서 애플과 벌인 특허전에서 손해배상 판결로 인해 자칫 스마트폰 사업에 큰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27일 14만주를 사들인데 이어 9월7일부터 20여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애플 리스크를 활용해 투자기회를 찾은 것이다.
지난달 26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에서도 외국인은 투자기회를 찾았다.
외국인은 법정관리 신청 이후 거래가 재개된 지난 12일부터 웅진홀딩스 주식을 29일까지 누적해서 5만여주나 매수했다. 특히 최저가를 기록했던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집중적으로 7만5000여주를 사들였다.
건설 경기 침체로 촉발된 법정관리이다 보니 조기종결제도를 도입했으나 업황 침체로 인해 내년 이후에나 졸업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법원의 웅진코웨이 매각 이행 결정으로 인해 웅진홀딩스 주가가 26일과 29일 2거래일 동안 약 20.27%나 급등하자, 외국인은 29일 곧바로 7만2000여주를 팔아치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 위기에 매수하고 주가 회복하면 매도하는 것은 주식투자 기본원리이지만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주가하락 원인 분석과 기업에 대한 분석과 전망은 물론 자신의 투자철학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